〈박석치〉, 〈박석틔〉, 〈박석고개〉
《춘향가(春香歌)》에서 어사가 된 이 도령이 남원의 박석고개에 올라 과거를 회상하는 대목.
○ 역사적 변천 현재 전승되는 동편제의 박석티는 어사가 된 이 도령이 박석고개(박석티)에 올라 남원의 산천을 내려다 본 뒤, 남문 밖으로 나가 광한루, 오작교, 춘향과 이별을 하던 숲을 바라보는 장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 후 이 도령이 춘향의 집을 찾아가 주변을 둘러보고, 이어 춘향모가 후원에서 정화수를 떠다 놓고 치성을 드리는 장면으로 연결된다. 장면의 구성은 바디별로 부분적인 차이를 보이는데 송만갑 바디인 박봉술 창은 춘향의 집을 둘러보는 내용이 생략되어 있고, 보성소리인 성우향의 박석티는 해당 장면이 매우 간략하게 전창된다. 『조선창극사(朝鮮唱劇史)』에는 중고제 명창인 백점택(白點澤, ?~?)이 해당 대목을 잘 불렀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그 사설은 장자백(張子伯) 창본과 유사하다. 한편 서편제의 박석티 대목은 동편제 계열과 큰 차이는 없지만 정광수 창에서는 어사가 춘향의 집을 찾아가기 전에 북문 안으로 들어가 서리와 역졸들을 만나는 장면들이 추가되어 동편제보다 확장된 형태이다. 또한 동초제의 김연수는 어사가 서리와 역졸들을 만나는 장면을 포함시키는 한편 춘향의 집을 찾아가 둘러보고, 춘향모가 후원에서 치성을 드리는 장면을 대폭 확장하여 극적 사실감을 더욱 강조한다. ○ 음악적 특징 박석티 대목은 진양조 장단을 중심으로 우조, 평조, 계면조가 고르게 사용된다. 어사가 된 이 도령의 시선이 머무는 장소에 따라 변화되는 감정을 악조의 변화로 드러내는데 박석고개에 올라 남원의 풍경을 내려다 볼 때는 우조를, 남원의 곳곳을 중국의 시에 빗대어 설명하는 부분은 평조를, 춘향과 추억이 깃든 장소를 둘러보는 장면에서는 계면조를 사용한다.
(진양조) 박석치를 올라서서 좌우산천을 바라보니, 산도 옛 보던 산이요, 물도 옛 보던 물이로구나. 대방국(帶方國)이 놀던 디가 동양물색이 아름답다. 전도유랑금우래(前度劉郎今又來)으 현도관(玄都觀)이 여기련만, 하향도리 좋은 구경, 반악이 두 번 왔네. 광한루야 잘 있으며 오작교도 무사터냐? 광한루 높은 난간 풍월 짓던 곳이로구나. 저 건너 화림 중으 추천 미색이 어디를 갔느냐? 나삼(羅衫)을 부여 잡고 누수 작별이 몇 해나 되며, 영주각(瀛州閣)이 섰는 디는 불개청음(不改淸陰)을 허여 있고, 춤추던 호접들은 가는 춘훙을 애끼난 듯, 벗 부르는 저 꾀고리 손으 수심(愁心)을 자어낸다. (이하 생략)
김수연 창 박석티 김진영·김동건·김미선, 『김수연 창본 춘향가』, 이회문화사, 2005.
박석티 대목은 춘향과의 재회를 앞둔 이도령의 심리와 감정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장면으로,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신분 속에서 느끼는 복합적인 감회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춘향가의 서사 구조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해당하며, 개인의 정서와 암행어사로서의 사회적 역할이 충돌하고 결합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긴장감과 감정의 흐름이 섬세하게 묘사되며, 이 도령의 내면을 보여줌으로써 재회의 순간을 준비하는 극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나아가 조선 후기 계층 간 갈등과 정의 구현이라는 주제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출발점으로 볼 수 있으며, 정의를 실현하려는 이 도령의 심리적 의지와 감정의 동요는 우조와 계면조의 대비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판소리: 국가무형문화유산(1964) 판소리: 유네스코 인류구전무형유산걸작(2003)
김진영ㆍ김동건ㆍ김미선, 『김수연 창본 춘향가』, 이회문화사, 2005. 배연형, 『판소리 소리책 연구』, 동국대학교 출판부, 2008. 김석배, 「만화본 춘향가 연구」, 『문학과 언어』 12, 1991. 박애란, 「판소리 《춘향가》 우조 선율 비교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20. 성기련, 「박봉술 창 《춘향가》 중 '박석티' 이하 대목의 사설 구성과 특징」, 『한국음악연구』 57, 2015. 신정혜, 「김정문의 판소리 음악어법 연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논문, 2015.
정진(鄭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