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여러 지명을 가사체의 사설로 풀어서 만든 판소리 단가.
<호남가>는 조선 후기 전라도의 32개 좌도와 34개 우도 지명을 한자의 중의적 의미를 활용해 지은 작품이다. 지명은 문자 그대로 지시적 의미로 쓰이기도 하지만, 해석에 따라 새로운 함의를 지닌다. 예를 들어 ‘함평천지(咸平天地) 늙은 몸이 광주고향(光州故鄕) 바라보니’는 ‘두루 화평한 세상에 늙은 이내 몸이 빛나는 고을의 고향을 바라보니’로 풀이되며, ‘흥양(興陽)의 도든 해는 보성(寶城)을 비춰있고, 고산(高山)에 아침 안개 영암(靈巖)을 둘러 있고’는 ‘볕을 일으키며 돋는 해는 보배로운 성을 비추고 있고, 높은 산의 아침 안개는 신령스런 바위를 에워싸고 있다’는 이차적 의미를 갖는다. 오늘날 불리는 <호남가>는 신재효의 사설을 근간으로 하며, 1930년대 유성기음반에는 임방울(Columbia40085)과 정정렬(Victor49291/ VictorKS2002) 등이 <호남가>를 녹음했다. 이밖에 신쾌동의 거문고병창, 박귀희와 정달영의 가야금병창 <호남가>도 널리 알려져 있다. 단가 <호남가>는 대부분 판소리 단가와 마찬가지로 중모리 장단에 맞추어 우조와 평조로 구성되어 불리고 있다. 선율은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고 창자에 따라 변화를 보이며, 다양한 창법과 기교를 통해 붙임새 및 리듬의 음악적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함평(咸平)천지 늙은 몸이 광주 고향을 보랴 하고
제주 어선 빌려 타고 해남으로 건네갈 적
흥양(興陽)의 돋은 해는 보성(寶城)으 비쳐 있고
고산(高山)의 아침 안개 영암(靈巖)을 둘러 있네
태인(泰仁) 허신 우리 성군 예악(禮樂)을 장흥(長興)허니
삼태육경(三台六卿)으 순천심(順天心이)요
방백수령(方伯守令) 진안군(鎭安郡)이라
고창성(高敞城)으 높이 앉어 나주(羅州) 풍경(風景) 바래보니
만장운봉(萬丈雲峯)이 높이 솟아 층층(層層)한 익산(益山)이요
백리 담양(潭陽) 흐르난 물은 구부구부 만경(萬頃)인데
용담(龍潭)에 맑은 물은 이 아니 용안처(龍安處)며 능주(綾州)으 붉은 꽃은
골골마다 금산(錦山)이네 남원(南原)에 봄이 들어
각색 화초 무장(茂長)허니 나무나무 임실(任實)이요
가지가지 옥과(玉果)로구나 풍속은 화순(和順)이요 인심은 함열(咸悅)인디
기초(奇草)는 무주허고 서해는 영광(靈光)이라 창평(昌平)한 좋은 세상
무안(務安)을 일 삼으니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낙안(樂安)이요
부자형제(父子兄弟) 동복(同福)이로구나 강진(康津)의 상고선(商賈船)은
진도로 건너갈 적 금구(金溝)에 금을 일어 쌓인게 김제(金堤)로다
농사허는 옥구(沃溝) 백성 임피상군(臨陂裳郡)에 둘러있고
정읍(井邑)에 정전법(井田法)은 납세(納稅) 인심 순창(淳昌)허니
고부청청(古阜靑靑) 양류색(楊柳色)은 광양춘색(光陽春色)이 팔도에 왔네
곡성(谷城)에 묻힌 선비 구례(求禮)도 허려니와 흥덕(興德) 허기를 일 삼으니
부안제가(扶安齊家) 이 야니냐 우리 호남의 굳은 법성(法聖)
전주(全州) 백성을 거나리고 장성을 널리 쌓고 장수(長水)로만 돌아들어
여산석(礪山石)에다가 칼을 갈아 남평루(南平樓)에다 꽂았으니 조선에는 삼남이 으뜸이라. 거드렁 거리고 지내보세.
임방울 창, 고수 한일섭
정양·최동현·임명진, 『판소리 단가』, 민속원, 2003.
○ 부록
1) 지명지도
강정렬, 『강정렬의 가야금병창』, 전라북도립국악원, 2008.
구사회, 「새로 발굴한 김삿갓의 한시 작품에 대한 문예적 검토」, 『국제어문』 35, 국제어문학회, 2005.
박귀희, 『重要無形文化財 23號 香史 朴貴姬 伽倻琴倂唱曲集』, 세광음악출판사, 1979.
서정민, 「단가 <호남가>의 음악적 특징과 전승양상」, 『국악원논문집』 39, 2019.
이진원, 「단가 호남가 형성과 변화 연구」, 『한국음반학』 10, 한국고음반연구회, 2000.
이혜화, 「「해동유요(海東遺謠)」 소재(所載) 가사고(歌辭考)」, 『국어국문학』 96, 국어국문학회, 1986.
정양ㆍ최동현ㆍ임명진, 『판소리 단가』, 민속원, 2003.
『국창임방울 판소리대전집』, 임방울국악진흥회, 2010.
「팔도지도」, 古4709-14-v.1-2, 규장각한국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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