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가 <적벽부>
의 노랫말은 적벽강에서의 흥취와 적벽대전의 회고, 유한한 인생에 대한 회의와 무한한 우주에 대한 감탄 그리고 신선 세계를 향한 동경을 내용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화자는 인생의 유한함을 슬퍼하고, 장생불로하지 못함을 아쉬워했지만, “유유(悠悠)한 세상사를 덧없다 한을 말고, 그윽히 눈을 들어 우주를 살펴보라.”, “덧없다 볼작시면 천지가 일순(一瞬)이요, 변함없다 생각허면 만물이 무궁이라.”와 같은 무한한 우주에 대한 깨달음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세잔(洗盞)으 갱작(更酌)을 허여서 거드렁거리고 놀아보세.”라고 말하며 화자는 초연한 자세와 흥취를 드러낸다.
사설은 4ㆍ4조의 운율에 맞추되 원문과 내용의 의미를 최대한 살리고 있다. 전반부는 ‘적벽’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화자의 심상을 다루는 표현의 독음을 최대한 그대로 살리면서 그사이와 끝에 우리말로 토를 달아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후반부는 원문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우리말로 풀고 재구성하여 개작하였다.
(A면)
임술지추(壬戌之秋) 칠월 기망(旣望)에 적벽강 배를 띄워 임기소지(任其所之) 노닐 적의 청풍(淸風)은 서래(徐來)허고, 수파(水波)는 불흥(不興)이라. 술을 들어 객을 주며 칭풍명월 읊조리고 요조지장(窈窕之章) 노래할 제, 이윽고 동산에 달이 돋아 두우(斗牛)간을 배회허니, 백로는 횡강(橫江)허고, 수광(水光)은 접천(接天)이라. 가는 곳 배게 맽겨 만경창파 떠나가니, 호호(浩浩)헌 빈 천지에 바람 만난 저 돛배는 끄칠 바를 몰라 있고, 표표(飄飄)헌 이 내 몸은 우화등선(羽化登仙) 되었어라. 취흥이 도도(滔滔)하야 뱃전 치며 노래허니, 그 소래여 허였으되, ‘계도혜난장(桂棹兮蘭槳)으로 격공명혜소유광(擊空明兮泝流光)이로다. 묘묘혜여회(渺渺兮余懷)여 망미인혜 천일방(望美人兮 天一方)이로다.’ 통소로 화답허니, 그 소래 명명(冥冥)하여 여원여모(如怨如慕) 여읍여소(如泣如訴). 여음(餘音)이 요요(嫋嫋)하여 실같이 흘러나니, 유학(幽壑)에 잠긴 어룡 흥에 겨워 춤을 추고, 고주(孤舟)의 이부(嫠婦)들은 망부한(亡夫恨)을 못 이겨라.
추연히 일어 앉어 옛일을 생각허니 만사가 꿈이로구나. 월명성희(月明星稀) 오작(烏鵲)이 남비(南飛)하니, 조맹덕의 지은 시요. 서망하구(西望夏口) 동망무창(東望武昌) 산천이 상교하야 울울창창하였으니, 맹덕의 패한 데라. 형주(荊州)를 파(破)한 후에 강릉(江陵)으로 나려갈 제, 축로(舳艫)는 일천리요, 정기(旌旗)는 폐공(蔽空)이라.
(B면)
창을 빗겨 술 마시고, 글을 지어 읊을 적으 일세 영웅이 기언마는 이제 간 곳 모를레라. 후세으 태인 몸이 강상의 고기 낚고, 산간으 나무헐 제, 어하(魚鰕)로 짝을 허고, 미록(麋鹿)으로 벗을 삼어, 울울(鬱鬱)한 장부 뜻을 술잔으 의택코저 기부유어천지(寄蜉蝣於天地)허니, 묘창해지일속(渺滄海之一粟)이라. 무궁헌 천리 장강 어이 아니 부러우리. 이 몸이 신선되야, 강상명월 이 가운데 장생불로 못할 일을 한없이 실퍼하야, 흉중으 쌓인 한을 퉁소로 부침이라.
아서라, 모도 다 취담일다. 유유(悠悠)한 세상사를 덧없다 한을 말고, 그윽히 눈을 들어 우주를 살펴보라. 쉬지 않고 흐르는 물 간다헌들 끊어지며, 기울었다 돋는 달도 아조 소장(消長) 되단말가. 덧없다 볼작시면 천지가 일순(一瞬)이요, 변함없다 생각허면 만물이 무궁이라. 강상청풍과 장강명월은 귀로 들어 소리 되고, 눈에 뵈어 경개로다. 취지무궁(取之無窮) 용지불갈(用之不竭) 하나님의 무궁조화 무엇이 서러워 탄식인가. 세잔(洗盞)으 갱작(更酌)을 허여서 거드렁 거리고 놀아보세.
정정렬 창 <적벽부>
정양․최동현․임명진, 『판소리단가』, 민속원, 2003.
적벽부>
적벽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