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현금으로 연주하는 산조.
철현금산조는 김영철이 1943년경 기타를 개량해 만든 철현금으로 연주하는 산조이다. 현재 철현금산조의 전승은 3세대에 이르며, 전승 과정에서 가락이 점차 확장되었다.
○ 역사적 변천 과정
철현금산조는 김영철(金永哲, 1920~1988)이 1943년경 기타를 개량해 제작한 철현금으로 산조를 연주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김영철이 녹음하고 1978년 발매된《산조-철현금·아쟁(아세아레코드사, ALS-505)》의 해설지에 의하면, 초기 철현금은 줄이 여덟 개로 되어 있었고 동과 주석을 섞은 쇠줄이었다. 이것을 오른손에는 술대를, 왼손에는 유리구슬을 쥐고 음을 찾아 연주했다고 한다. 김영철 이후 철현금산조를 음원으로 남긴 연주자는 성창순, 허희, 강정숙, 안향련, 임경주, 유경화, 최잔디 등이다. 이들은 2세대, 3세대 전승자들로서, 각 전승자 별로 산조의 해석과 변주가 더해지면서 산조의 길이와 내용이 확장되었다.
○ 음악적 특징
현재까지 알려진 김영철의 철현금산조는 두 가지 이본이 있다. 첫째, 1978년 발매된《산조-철현금·아쟁》에는 총 26분 19초 길이의 산조가 수록되어 있으며, 구성은 진양조(55장단, 9분 20초)-중모리(33장단, 4분 51초)-중중모리(53장단, 3분 40초)-굿거리(29장단, 1분 29초)-자진모리(196장단, 6분 59초)이다. 둘째, 국립문화재연구소의《국립문화재연구소 소장자료시리즈 23산조》에는 총 19분 20초 길이의 산조가 실려 있으며, 진양조(65장단, 9분 22초)-중모리(24장단, 3분 2초)-중중모리(34장단, 2분 0초)-자진모리(146장단, 4분 56초)로 구성된다. 이후 여러 연주자들은 이를 근거로 철현금 산조를 재해석하고 발전시켰다. 현재 가장 긴 산조는 유경화가 2014년에 발표한 음원으로 45분 13초에 이른다.
《산조-철현금·아쟁》에서 진양은 계면조-우조-계면조-우조로, 중모리는 계면조로 일관하며, 중중모리는 계면조-우조-계면조로, 굿거리는 계면조-우조-평조로, 자진모리는 계면조-우조-계면조-우조-계면조로 전개되며,《국립문화재연구소 소장자료시리즈 23산조》에서 진양조는 우조-계면조-우조-계면조-우조-계면조로, 중모리는 계면조로 일관하며, 중중모리는 계면조-우조-계면조로 자진모리는 계면조로 일관하여 진행된다. 철현금산조의 선율에는 가야금산조와 거문고산조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많으며, 일부 연주에서는 휘모리 장단이 등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안향련의 음원에서 나타나는 휘모리 장단은 전승 과정에서 만들어진 독창적인 가락이라고 할 수 있다. 쇠줄에서 발생하는 독특하고 긴 여음을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연주법으로 산조를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개방현을 적극 활용하거나 동일 음을 여러 줄에서 동시에 연주하는 기법으로 차별화된 표현을 가능케 했다.
철현금은 새롭게 창안된 악기임에도 불구하고 산조의 양식과 미를 구현하고 있다. 따라서 산조의 영역을 확장시킨 중요한 사례로 이해된다. 또 전통 산조의 흐름 안에서 새로운 악기가 자리를 잡아 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고보석, “김영철 철현금산조의 형성 및 전승에 대한 음악적 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6.
김미경, “김영철의 철현금 제작과 산조연주에 관한 연구”, 숙명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3.
한솔잎, “김영철류 철현금산조의 진양장단 연구 : 장덕화, 정화영의 장단을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5.
고보석(高甫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