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씻김굿은 죽음을 둘러싼 여러 상황 속에서 연행된다. 굿을 연행하는 동기나 목적에 따라 굿의 명칭이 달라진다. 초상이 났을 때 상가에서 하는 굿을 《곽머리 씻김굿》이라고 하며, 소상ㆍ대상 날 밤에 하는 굿은 《소상(小喪)ㆍ대상(大喪) 씻김굿》이라고 한다. 또한 집안에 우환이 있거나 조상을 위해 날을 받아서 굿을 하는 경우 《날받이씻김굿》이라고 하며, 물에 빠져 죽은 영혼을 위해서 하는 굿은 《혼건지기굿》이라고 하고, 미혼으로 죽은 영혼을 위해 하는 굿은 《저승혼사굿》이라고 한다. 굿을 하는 장소는 일반적으로 가정집이며, 굿 진행 절차에 따라서 부엌, 마래, 안방, 마당, 대문간 등으로 이동하면서 진행한다.

[절차와 구성]
씻김굿의 절차는 굿을 하는 상황과 목적에 따라 달라지고 가감되기도 한다. 수사자를 위한 굿에서는 물가에서 혼건지기를 한 후에 집안으로 영혼을 모셔와 굿을 하며, 객사한 영혼을 위한 굿에서는 <안당>을 한 후 골목 어귀에서 혼맞이를 한 후에 본격적인 굿을 한다. 그리고 미혼으로 죽은 영혼을 위해서는 혼맞이를 하고 <혼사굿>을 한 후 씻김을 한다. 또한 《곽머리 씻김굿》과 같은 ‘진굿’일 때에는 <조왕굿>을 생략하기도 한다.

진도씻김굿 중에서 《날받이씻김굿》이 가장 짜임새 있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진도의 대표적인 무녀 김대례(金大禮, 1935~2011)는 <안당>-〈초가망석〉-〈처올리기〉-〈손굿〉-《제석굿》-〈액막이〉-〈고풀이〉-〈씻김〉-〈희설〉-〈넋올리기〉-<길닦음>-〈중천〉 순으로 씻김굿을 하곤 했다. 첫 번째 <안당>부터 〈액막이〉까지의 과정은 산사람들의 복덕을 축원하는 전반부에 해당한다. 그리고 씻김굿의 핵심 부분에 해당하는 〈고풀이〉, 〈희설〉, 〈넋올리기〉, 〈씻김〉, <길닦음> 등의 절차는 중반부에 속한다. 〈고풀이〉는 매듭지은 고를 풀면서 망자의 천도를 축원하는 절차이며, 희설은 망자의 육갑을 풀어 저승길을 안내하는 절차이며, 〈씻김〉은 망자가 저승으로 잘 들어갈 수 있도록 깨끗이 씻겨주는 절차다. 또한 〈넋올리기〉는 망자의 혼을 상징하는 ‘넋’을 지전으로 들어 올리는 과정인데 망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망자를 이승의 시공간과 결연시켜 저승으로 보내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길닦음>은 무명베를 펼쳐 만든 ‘길베’ 위로 망자의 넋을 밀고 가면서 망자의 저승길을 닦아주는 절차다. 이처럼 중반부의 절차들은 망자가 이승에서 풀지 못한 원한을 풀어주고 씻겨주고 저승으로 편히 가시도록 축원하는 내용들로 구성돼 있다. 마지막으로 〈중천〉은 굿을 마감하는 종반부다. 굿판에 찾아든 잡귀잡신들을 대접하고 우환이 없도록 빌어주는 것으로 굿을 마무리한다. 씻김굿의 진행은 가정집 안채에서 시작해서 마당의 굿청을 거쳐 집밖으로 옮겨가는 경로를 보여준다. 이는 씻김굿의 주제와 관련이 있다. 공간 이동은 저 세상으로 가야 할 망자가 살아 있는 사람들과 절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굿의 진행은 망자가 집을 벗어나 저승 세계로 편입되는 과정을 재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망자가 저승에 이르는 과정을 모의적으로 재현하는 것은 죽음을 문화적으로 극복하고 해석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굿 이후의 삶이 굿의 또 다른 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씻김굿이 죽음과 관련되어 있고, 망자의 저승 천도를 비는 목적을 지니고 있지만, 그 이면의 관심사에는 산 사람들의 현세적 삶이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악·가·무 특징] 진도씻김굿에서 사용되는 악기는 장구, 피리, 대금, 아쟁, 징 등이 있다. 이 악기들을 이용해 흘림, 살풀이, 굿거리, 진양조, 중모리, 자진모리, 터벌림, 외장구, 외징 장단 등을 연주한다. 흘림은 2소박 4박형으로 《안당》, 〈고풀이〉, 〈넋올리기〉, 〈씻김〉 등에서 사용된다. 살풀이는 3소박 4박과 2소박 6박이 섞여 사용되는 장단으로 <안당>, 〈초가망석〉, <손님굿>, <제석굿>, 〈넋올리기〉에서 사용되고 있다. 무녀에 따라서는 살풀이를 풀이살이라고도 한다. 굿거리장단은 <안당>, <제석굿>, 〈고풀이〉, 〈희설〉, 〈넋올리기〉, <길닦음> 등에서 ‘에라만수’와 ‘천근소리’, ‘지경다구기’ 등의 악곡에서 사용된다. 진양조장단은 〈초가망석〉의 ‘세니로허허’, <제석굿>의 ‘제석맞이’, <길닦음>의 ‘긴염불’ 등에서 사용된다. 중모리는 <제석굿>의 ‘지경다구기’, <길닦음>의 ‘중염불’과 ‘애소리’에서 사용된다. 이 가운데 ‘애소리’는 진도지역의 〈상여소리〉를 차용한 것이다. 자진모리는 <제석굿>의 ‘벼슬궁’과 <길닦음>의 ‘자진염불’에서 사용된다. <제석굿>의 ‘벼슬궁’은 판소리와 음악적 특성이 유사하다. 엇모리는 <제석굿>의 ‘중타령’과 〈씻김〉에서 사용된다. 터벌림은 <안당>의 ‘산도’ 부분에서 사용하고 있다. 외장구는 <손님굿>에서 연주되며, 외징은 〈중천〉에서 연주된다. 외장구와 외징은 무녀가 직접 장구나 징을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연행형태를 지칭하는 것이다. 외장구와 외징은 연주하는 무녀에 따라 규칙적인 장단형을 연주하기도 하고 불규칙한 형태로 연주하기도 한다. 규칙적인 장단형으로 연주할 경우 흘림이나 엇모리 등을 연주한다. 흘림과 살풀이, 엇모리, 외장구, 외징 등의 장단들은 풀이형 무가를 부를 때 사용하며, 선율이 고정적이지 않으며 시나위 연주도 자유롭다. 반면 진양조, 중모리, 자진모리, 굿거리 등의 장단들은 선율과 악곡의 형식 등이 고정적이고 정형화되어 있는 삽입가요나 개별 악곡들을 노래할 때 사용된다.
[노랫말]
〈초가망석〉 중에서 마야장성 오날이로구나 헤에 에헤에~ 헤에에 에헤야 에이야 나나 신이어 에에헤 에헤이여 등장 가세 등장을 가세 하나님 전에 등장을 가세 늙은 사람은 죽지를 말고 젊은 사람은 늙지마자 등장가세 <손님굿> 중에서 손님아~ 손님아 본을 받고 손님아 안철 받세 손님의 근본은 게 어디가 본이던고 손님의 근본은~ 강남나라 대한국 대별상 손님이요 강남나라 국은 적어도 법은 대법 쓰신구나 날미야 쪽집게 봉비녀 수실댕기~ 쌍쌍이 다 있어도 삼년 묵은 제례 밥 사년 묵은 제례 진지 열흘에 한 끄니를~ 받거나 못 받거나 소부에 소부에는 받거나 못 받거나 오시는 손님이요~ [역사적 변천 및 현황] 진도씻김굿은 20세기 중반을 거치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전통적으로 진도의 세습무는 당골판[단골판]이라고 불리는 사회적 배경을 토대로 활동해왔다. 당골판은 일정 지역에서 특정 당골[巫]만이 굿을 할 수 있다는 무속사회의 내규다. 당골은 자기가 맡고 있는 지역의 신도들에게서 춘추로 나누어 곡식을 받았다. 그것을 ‘도부’ 또는 ‘양동’이라고 했다. 당골은 이런 경제적 수혜에 대한 댓가로 수시로 종교적 의례를 베풀어 주었다. 정월이면 도신이나 안택굿을 해주고, 산고가 들었을 때는 삼신제왕풀이를 해주고, 자녀의 결혼이 있을 때에는 살맥이와 같은 의례들을 제공하였다. 즉, 당골의 의례적 봉사와 신도들의 경제적 부양이 상보적 관계 속에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이후로 당골판이 해체되면서 당골과 공동체의 밀착 관계가 사라지고, 의례 중심으로 개별화되는 변화가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에는 세습무의 숫자가 급격하게 줄었다. 20세기 중반 무렵 진도에는 12개 성씨, 16개 집안의 세습무가 활동했으며 1990년대 초까지도 20여 명의 악사와 당골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3~4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세습무가 줄면서 무계와 상관없이 학습을 통해 무업을 잇는 사례가 늘고 있고 강신무 출신도 전통적인 씻김굿을 배워서 활동하고 있다. 근래에는 예전보다 굿을 하는 빈도가 줄어들었으며 굿을 하게 되더라도 상가가 아닌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경엽(李京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