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현이 한역한 〈정과정〉 노랫말은 『악학궤범』 권5에 기록된 〈삼진작(三眞勺)〉 중 ‘전강ㆍ중강ㆍ후강ㆍ부엽’의 노랫말과 유사하여, 〈정과정〉과 〈진작〉이 동일한 악곡으로 설명되기도 하였다. 또한, 〈정과정〉은 노랫말 측면에서의 명칭으로, 〈진작〉은 음악적 측면에서의 명칭으로 설명되기도 하였으나, 『경국대전』에 〈삼진작〉과 〈정과정삼기(鄭瓜亭三機)〉가 모두 악공의 취재에 사용된 악곡으로 기록되어 있으므로 두 곡은 각기 다른 명칭으로 존재했던 별도의 악곡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양금신보』에 대엽(大葉)의 만(慢)ㆍ중(中)ㆍ삭(數)이 모두 ‘과정삼기곡(瓜亭三機曲)’ 중에서 나온 것이라 기록되어 있어 〈정과정〉도 〈진작〉과 같이 악곡의 속도에 따라 세 개의 틀로 전해졌음을 알 수 있고, 원래의 〈정과정〉이 궁중으로 편입되면서 노랫말이 덧붙어 〈진작〉과 같은 노랫말을 갖게 되었다는 연구도 있으므로, 〈정과정〉과 〈진작〉이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성호사설』에는 당시 사람들이 계면조(界面調)를 매우 좋아하는데, 〈과정곡〉을 듣는 자가 눈물을 흘려 얼굴에 흔적을 이루기 때문에 계면조를 일명 〈과정곡〉이라 한다고 하였다. 『도은집』ㆍ『동문선』ㆍ『동사강목』 등에는 〈정과정〉이 비파 악곡으로 언급되어 있는데, 『도은집』의 〈정과정(鄭過庭)〉은 원래의 〈정과정〉과 한자 표기가 다르다.
우리말로 된 〈정과정〉의 원래 노랫말은 기록되어 전해지지 않고, 이제현(李齊賢, 1287∼1367)의 『익재난고』 소악부(小樂府) 중에 한역된 〈정과정〉의 노랫말이 전한다.
憶君無日不霑衣 / 매일같이 님 생각에 옷깃이 젖어
政似春山蜀子規 / 흡사 봄산에 자규새 같네
爲是爲非人莫問 / 옳고 그릇됨을 묻지를 마오
只應殘月曉星知 / 응당 새벽달과 별만은 알리라
장재한 역, 『(국역)익재집』 Ⅰ, 민족문화추진회, 1979.
『동국여지승람』에 ‘과정’의 위치가 동래현의 남쪽 10리로 기록되어 있고, 당시에 정서가 지은 정자의 터가 남아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2003년 5월 6일, 부산시 수영구 망미동 산7-2 일원이 정과정유적지로 지정되었다.
강혜진(姜惠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