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염계달이 만든 경드름 대목으로 <남원골한량>이 있고, 이 외에 염계달제로 부르는 또 다른 대목으로 수궁가 중 <토끼 욕하는 대목>이 있다. 기록에는 진경드름과 반경드름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나 전승하는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남원골한량>이 진경드름이고 <토끼 욕하는 대목>이 반경드름에 해당한다고 한다. 반경드름은 ‘레미솔라도’, 또는 ‘라도레미솔’로 해석된다. 떠는 시김새와 아래쪽 ‘미-레’의 선율을 중요하게 보면 ‘레미솔라도’의 수심가토리와 유사하게 해석할 수 있고, ‘레’보다 4도 아래의 ‘라’음을 툭 치는 시김새를 사용하는 점을 중요하게 본다면 라음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라도레미솔’의 추천목과 같은 계열로 묶어 보기도 한다. 또한 ‘레미솔라도’는 경드름의 ‘솔라도레미(파)’와도 선율적 유사성이 있으므로 경드름과의 구조적 유사성도 나타난다. 그러나 진경드름과 반경드름을 구분하는 것은 경토리와 수심가토리의 관계와 동일하게 음계 구조뿐만 아니라 시김새적 특성을 고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유형
반경드름을 사용하는 대목으로는 수궁가 중 <토끼 욕하는 대목>과 단가 <백구타령>이 지목된다. 같은 대목이라도 소리꾼에 따라 음악적 특징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시김새의 사용과 음계의 확장 양상 등에 따라 음계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김연수와 박동진, 심상건의 반경드름 대목의 출현음과 종지음, 요성음 등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김연수와 박동진은 종지음이 ‘레’, 또는 ‘레-미’ 형태이나 심상건은 ‘솔-라’로 종지를 하여 차이가 있다. 하지만 ‘미’와 ‘파’가 섞여 사용된다는 점에서 ‘솔라도레파’를 ‘레미솔라도’로 환산하면 김연수나 박동진과 같은 유형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김연수와 박동진의 ‘레미솔라도’를 ‘솔라도레파’로 해석할 수도 있다. 즉 본질적으로는 세 대목의 특징이 유사하지만 종지음과 요성 사용 등이 가창자별로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면서 해석이 다양하게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 유형별 음악적 특징
<토끼 욕하는 대목>의 반경드름은 수심가토리의 특징인 떠는 시김새와 유사하게 ‘솔’음이나 ‘라’음 등 음계 중간에 위치한 음을 매우 굵게 치켜 떤다. 떠는 시김새는 진경드름에서 보이지 않는 특징이다. 수심가토리는 본래 ‘레’음으로 하행 종지하는 특성이 있으나 하행 종지에 익숙하지 않은 판소리꾼들이 종지를 ‘미’로 올려 종지하는 형태로 바꾸는 것은 경드름에서 ‘솔-라’로 종지하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소리꾼에 따라 ‘레’로 종지하는 경우, ‘솔’로 종지하는 경우, ‘라’로 종지하는 경우 등 종지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반경드름의 수심가토리 특성이 강한지, 진경드름의 특성이 강한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반경드름으로 부르는 <토끼 욕하는대목>은 가창자마다 조금씩 다른 특징을 보인다. 여러 명창 가운데 수심가토리의 떠는 시김새를 가장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로는 동초 김연수를 들 수 있다. 김연수에 비해 박동진은 떠는 시김새를 살려 부르지만 ‘솔’로 종지하여 진경드름이나 추천목의 특성이 섞인 모습을 보이며 박초월의 경우에는 거의 떠는 시김새가 사라지면서 진경드름과 유사한 선율 진행에 가깝다.



한편 <백구타령>도 반경드름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이 곡에서도 ‘솔라도레미(파)’가 사용되고 ‘레’음을 요성하는 특성이 있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를 일반적인 진경토리의 특징과 유사한 것으로 해석하여 경드름으로 묶어 보기도 한다.
○ 역사적 변천
경드름이나 반경드름 등은 일제강점기 이후 급격하게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에 있으며 특히 반경드름과 같이 독특한 시김새를 구사하는 경우는 더욱 듣기 어려워졌다.
자료에 따라 추천목과 반경드름을 동일시하거나 혼용하는 언급이 있으나 추천목은 경기민요의 반경토리를 수용한 사례로서 ‘라도레미솔’음계로 순차 진행하는 특징이 있는 반면, 반경드름은 ‘레미솔라도’의 음계로 되어 있으며 서도민요와 유사한 시김새가 사용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또 진경드름 가운데 ‘솔라도레미’의 ‘미’를 ‘파’에 가깝게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반경드름과 유사성이 강하게 드러나는데, 이 역시 떠는 시김새의 유무에 의해 구분될 수 있다.
김혜정(金惠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