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와 연대 미상이라고 하나, 정조 때의 홍국영(洪國榮, 1748~1781)이 강릉으로 귀양 가서 지었다는 설이 있다. 시조의 초장과 중장 형태를 제1장에 배치하고, 그 이하는 여러 노랫말을 엮어서 만든 노래로 『세시풍요(歲時風謠)』(1843)ㆍ『(육당본)청구영언(靑丘永言)』(1852년 추정)ㆍ『남훈태평가(南薰太平歌)』(1863) 등의 가집에 노랫말이 전하여 늦어도 19세기 중엽에 불렸음을 알 수 있다.
○ 개요
〈백구사〉는 벼슬에서 물러난 선비가 백구(흰 갈매기)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봄 경치를 한가롭게 즐긴다는 내용의 노래이다. 19세기 중후반부터 선비들의 풍류로 애호되었다. 기악반주가 곁들여졌으므로 풍류방이나 풍류를 즐기기에 적합한 야외 등에서 연행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백구사〉의 반주선율은 양금 선율 한 가지만 남아 전하지만, 선비들이 즐겨 연주한 거문고와 장단을 위한 장구 반주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 음악적 특징
〈백구사〉는 전체 8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장의 길이가 균등하지 않다. 제1·8장 9장단, 제2ㆍ3ㆍ5ㆍ7장은 8장단, 제4장 7장단, 제6장은 11장단으로 길이에 차이가 있다. 제1장을 중심으로 하여 각 장의 시작 선율과 종지 선율은 제1장의 선율을 반복하고, 중간 부분은 다르게 변주된다. 전체적으로 유절형식과 통절형식이 혼합된 형태를 띤다.
선율은 황종(黃:E♭4)ㆍ태주(太:F4)ㆍ중려(仲:A♭4)ㆍ임종(林:B♭4)ㆍ남려(南:C5)의 5음 음계 평조이며, 곡 사이에 청태주(汰:F5)ㆍ청중려(㳞:A♭5)과 같은 높은 음고로 속소리를 표현한다.
〈백구사〉는 전문 음악인이 노래하고 그에 맞춰 악기가 반주하는 형태로 연주되었다.
19∼20세기 고악보 중에는 거문고ㆍ양금ㆍ생황 등의 악기가 연주했던 가사 반주선율이 기록되어 있다. 가사를 노래할 때에 현악기나 관악기로 반주된 사실을 보여주는데, 점차 현악기는 반주에 쓰이지 않고 피리ㆍ대금ㆍ해금ㆍ장구 위주의 반주로 바뀌었다. 대개 단잽이로 구성하며, 상황에 따라 악기의 수를 줄이기도 한다. 다른 가사와 마찬가지로 〈백구사〉도 요즘에는 대개 장구에 피리 또는 대금 관악기 하나로 반주한다. 반주 선율은 정형화된 선율 없이 노래 선율의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연주하는 방식인 수성가락으로 연주한다.
○ 역사 변천 과정
〈백구사〉의 노랫말은 가집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어 전승과정에서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육당본)청구영언』은 ‘백구야 풀풀 나지마라’로 시작하나, 현행은 ‘백구야 풀풀’을 생략하고 ‘나지마라’의 노랫말로 시작한다. 또한 『아양금보(峨洋琴譜)』에 ‘얼시고 좋다 경이로다’ㆍ‘말이못된 경이로다’로 다른 후렴구 있었으나 현행은 ‘긘들아니 경일러냐’의 한 가지 후렴구로 통일되었다. 〈백구사〉의 반주선율이 수록된 고악보는 『아양금보』가 유일하다. 양금선율과 함께 노랫말이 전하는데, 현행과 비교하면 약간의 차이가 나타난다. 『아양금보』 선율에는 반복이 거의 없으나 현행 〈백구사〉는 선율이 반복되고, 시작 부분이 시조 선율로 바뀌었다.
이와 같이 〈백구사〉는 전승과정에서 노랫말의 일부가 탈락되거나 추가되고, 후렴구는 한가지로 통일되고, 서로 다르게 불렸던 여러 선율들이 일정하게 반복되면서 단순화되었다. 또, 시조의 영향을 받아 시작 선율과 종지 선율이 시조처럼 변화하였다. 단, 장단은 시조의 5박 장단과는 다르다. 〈백구사〉는 발생 이후 가곡ㆍ시조와 함께 같은 음악권 내에서 불리면서 시조의 영향을 받고 여러 변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 노랫말
〈백구사〉의 노랫말은 8장으로 구성되는데, “백마금편 화류(白馬金鞭花遊)가자”의 제1장 그리고 제4ㆍ6ㆍ8장 끝에 있는 ‘긘들 아니 경(景)일러냐’에 의해 구분된다. 제1장은 백구(흰 갈매기)에게 놀라지 말고 경치 좋은 곳으로 놀러가자고 권하며, 제2ㆍ3ㆍ4장은 깊은 골짜기의 폭포수 떨어지는 곳이 별천지로 대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경치와 해당화가 흩날리는 장면을 노래한다. 제5ㆍ6장은 벌이 나는 모양을 노래하고, 제7ㆍ8장은 흰나비가 날개를 펼치고 꽃에 날아드는 모습을 노래한다.
장 |
노랫말 |
해설 |
1장 |
나지마라 너 잡을 내 아니로다 |
날지 마라 너 잡을 내가 아니로다 |
2장 |
운침벽계화홍유록(雲枕碧溪花紅柳綠)헌데 |
구름은 푸른 시내를 베고 꽃은 붉고 버들은 푸른데 |
3장 |
고봉만장청기울(高峯萬丈淸氣灪)한데 |
높디 높은 봉우리에 맑은 기운 자욱한데 |
4장 |
모진 광풍(狂風)을 견디지 못허여 뚝뚝 떨어져서 |
모질고 거센 바람을 견디지 못해 꽃잎이 뚝뚝 떨어져 |
5장 |
바위 암상(岩上)에 다람이 기고 |
바위 위에 다람쥐 기고 |
6장 |
몸은 둥글고 발은 작으니 제 몸을 못 이겨 |
몸은 둥글고 발은 작으니 제 몸을 못 이겨서 |
7장 |
황금(黃金)같은 꾀꼬리는 버들 사이로 왕래(往來)를 허고 |
황금빛 꾀꼬리는 버들 사이로 오고 가고 |
8장 |
나라든다 두 나래 펼치고 나라든다 떠든다 |
날아든다 두 날개 펼치고 날아든다 떠서 날아든다 |
※노랫말 출처: 이양교ㆍ황규남 공편, 『십이가사전』,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이양교 전습소, 1998.
김창곤(金昌坤),임미선(林美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