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공명을 하직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은둔 선비의 마음을 표현한 노래로, 제목은 제2장 ‘양한수명허여 운림처사 되오리다’에서 차용한 것이다. 전체 16장으로 구성되며, 5박 장단으로 되어 있다. 오늘날에는 주로 8장까지만 부른다. 노래의 속도는 대략 1분에 24정간(♩=24)으로 약 15분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이후 노래의 처음 부분을 시조 초장, 끝 부분은 시조 종장과 같이 바꾸고, 중간 부분은 〈상사별곡〉 선율을 확대ㆍ변주한 형태로 변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시조의 선율을 차용하는 과정에서 장단도 시조와 같은 5박 장단을 사용하게 되었다. 여러 가집에 수록된 〈처사가〉의 노랫말은 조금씩 다르다. 특히 현행 〈처사가〉의 끝인 ‘아마도 차강산임자(江山任者)는 나뿐인가 하노라’는 『(육당본)청구영언(靑丘永言)』(1852년 추정)에는 없고, 『남훈태평가(南薰太平歌)』(1863)에 처음으로 보이는데, 노래의 끝을 시조 종장처럼 만들기 위해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하규일(河圭一, 1867~1937)은 〈처사가〉를 격조가 낮은 4가사에 포함시켜 이왕직아악부 아악생들에게 전수하지 않았다. 〈처사가〉는 하규일 이후 이왕직아악부에 초빙된 임기준(林基俊, 1868~1940)에 의해 전수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 노랫말 〈처사가〉의 노랫말은 한시에 한글로 토를 단 형태이다. 내용은 세상공명을 하직하고 운림처사가 되어 허름한 옷을 몸에 걸치고 죽장(대나무 지팡이)을 손에 쥐고 산수 자연을 노닐면서 별유천지가 바로 여기라고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제8장까지의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 장 | 노랫말 | 해설 |
| 1장 | 천생아재(天生我才) 쓸데없어 세상공명(世上功名)을 하직(下直)허고 |
타고난 재능 쓸데없어 부귀공명 이별하고 |
| 2장 | 양한수명(養閑守命)허여 운림처사(雲林處士) 되오리라 구승갈포(九繩葛布) 몸에 걸고 |
한가로이 천명 지켜 숨은 선비 되리라 칡베 옷 몸에 걸치고 |
3장 | 삼절죽장(三節竹杖) 손에 쥐고 낙조강호경(落照江湖景) 좋은데 망혜완보(芒鞋緩步)로 나려가니 |
세 마디 대지팡이 손에 들고 저녁놀 물든 물가 경치 좋은 곳으로 짚신 신고 천천히 내려가니 |
4장 | 적적송관(寂寂松關) 닫었는데 요요행원(寥寥杏園) 개 짖는다 경개무궁(景槪無窮) 좋을시고 |
고요히 소나무 문 닫혔는데 그윽한 살구나무 동산에 개 짖는다 끝없이 아름다운 경치 좋을시고 |
5장 | 산림초목(山林草木) 푸르럿다 창암병풍(蒼岩屛風) 둘럿는데 백운심처(白雲深處) 집을 삼고 |
산림초목 푸르렀다 푸른 바위 병풍처럼 둘렀는데 흰 구름 깊은 곳에 집을 삼고 |
6장 | 강호어부(江湖漁夫) 같이 허여 죽관사립(竹冠簑笠) 들러메고 십리사정(十里沙汀) 나려가니 |
물가에 노니는 어부같이 대삿갓 기울여 쓰고 십 리 모래사장으로 내려가니 |
7장 | 백구비거(白鷗飛去) 뿐이로다 일위편범(一葦片帆) 높이 달고 만경창파(萬頃滄波) 흘리저어 |
흰 갈매기 날아갈 뿐이로다 조그마한 배에 작은 돛 높이 달고 넓고 푸른 바다로 흘러가게 저어 |
8장 | 수척은어(數尺銀魚) 낚아내니 송강노어(松江鑪魚) 비길소냐 일모창강(日暮蒼江) 저무럿다 |
두어 자 은빛 물고기 낚아내니 송강의 농어에 견주겠도다 석양녘 푸른 강 저문 날에 |
※노랫말 출처: 이양교ㆍ황규남 공편, 『십이가사전』,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이양교 전습소, 1998.
김창곤(金昌坤),임미선(林美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