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시조 글자 수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노랫말을 엮어서 부르는 시조(時調).
.
사설시조는 글자 수 45자 안팎인 평시조보다 두 배 이상 많은 90자 이상의 노랫말을 평시조와 똑같은 장단에 얹어 엮어 부르는 시조이다. 한 박에 많은 글자를 촘촘히 부르는 것이 특징이다. 사설 계통 시조는 충청도나 전라도 지방에서 발생하여 서울로 전승되었으며, 주선율은 향제 평시조와 유사하다.
사설시조가 처음 등장한 시기는 알 수 없다. 19세기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양금보(峨洋琴譜)』에 〈시쥬역난갈악〉이라는 제목으로 “앞내나 뒷내나 중에”로 시작하는 시조창이 나온다. 노랫말은 오늘날의 여창가곡 《환계락(還界樂)》 노랫말과 대체로 비슷한데, 글자 수 70여 자로서 사설시조라 하기엔 짧다. 현행 시조의 선율형 중에서는 반사설시조나 사설지름시조 등에 얹어 부르기 적당한데, 《반사설시조》를 시설시조의 하위 갈래로 간주하면, 사설시조는 평시조와 지름 계통의 시조보다 나중에 발생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원래 시조는 서울ㆍ경기 지방에서 발생했다고 보나, 사설 계통 시조는 충청도나 전라도 지방에서 발생하여 거꾸로 서울에 전승되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전라도 지방에서는 시조경창대회 때 그 지역의 창제(唱制), 특히 사설시조의 경우 완제(完制) 사설시조를 꼭 넣어 부르도록 규정되어 있다. 완제 사설시조는 정경태(鄭坰兌, 1916~2003)에 의해 붙여진 이름인데, 일반 사설시조와 음악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 개요
사설시조 중에서도 글자 수가 약 120자 이상으로 많은 시조를 따로 ‘주심시조’나 ‘습조(拾調)시조’라 하여 여느 사설시조와 구별하였다고도 하나, 현재는 다 같이 사설시조로 통칭한다.
장사훈(張師勛, 1916~1991)은 사설시조의 딴 이름으로 ‘엮음시조’ㆍ‘편(編)시조’ㆍ‘주음시조’ㆍ‘습(拾)시조’ㆍ‘좀는시조’ 등을 더 나열하고 있다. 그러나 엮음시조는 엮음지름시조(수잡가)와 혼동할 여지가 있다. 편시조는 정경태가 교육용으로 5박, 8박 대신 3점(點), 5점으로 만든 편 계통의 시조(편시조ㆍ편질음ㆍ편사설시조 등)와 혼동할 여지가 있다. 좀는시조는 이문언(李文彦)이 전하는 ‘좀는평시조’와 혼동할 여지가 있다.
이문언의 좀는평시조는 글자 수가 사설시조처럼 많지 않으며 사설시조와 다른 독특한 선율형으로 이루어진 평시조 계통 곡인데, 이양교(李良敎, 1928~2019)는 이를 ‘편시조’라 부르기도 하였다.
○ 문학적 특징
사설시조의 글자 수는 45자 내외인 평시조의 두 배인 90자 내외부터, 평시조의 세 배가 넘는 160여 자에 이른다. 그러나 장단은 평시조ㆍ지름시조와 같은 5박, 8박을 사용하기 때문에, 평시조가 1개의 단위박에 많아야 3글자 이내의 노랫말을 배자한다면, 사설시조는 4글자 이상의 글자를 배자하여 노래하는 곳도 많다. 이처럼 1박에 여러 글자를 촘촘히 부르는 것을 “흥청거리는 맛이 있다”고 하며, 옛 가객들은 “사설시조는 잘 비벼서 노래해야 한다”고도 하였다.
○ 음악적 특징
사설시조의 선율은 향제(鄕制) 평시조 선율과 유사하다. 음계는 황(黃:E♭4)ㆍ중(仲:A♭4)ㆍ임(林:B♭4) 의 3음 음계이다. 창자에 따라 종장 첫 박에서 청황(潢:E♭5)의 높은 음이 잠시 출현하기도 하나, 전반적으로는 평시조와 같이 평평한 중간 음역대로 불린다.
사설시조는 많은 노랫말을 촘촘히 엮어 부른다는 점에서 가곡 중 ‘편(編)’ 계열의 노래와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가곡이 전(全) 5장 중 제3장과 제5장의 음악 행 수를 늘려서 많은 노랫말을 소화하는 것과 달리, 사설시조는 음악의 길이는 늘리지 않은 채 많은 노랫말을 초ㆍ중ㆍ종장에 대체로 균등하게 나누어 부른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문현(文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