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염불(報施念佛)〉
불가어(佛家語) 판염불을 노래하는 남도잡가
‘보시염불(報施念佛)’의 약자로 남도잡가의 첫머리에 부르는 노래이다. 첫머리는 중모리장단의 축원문으로 시작하며, 내용은 왕가의 번영을 위해 축원하는 사설로 구성되어 있다. 그 후 중모리 또는 굿거리장단의 사방찬(四方讚)과 자진모리의 도량찬(道場讚)으로 이어져 점차 빠른 장단으로 진행되며, 마지막으로 불규칙한 느린 장단으로 참회계(懺悔戒)를 부른다.
경서도 지역의 사당패들이 선소리할 때 불가어(佛家語)로 부르던 판염불을 기반으로 초기 남도잡가 생성시기에 만든 노래이다. 경서도 판염불의 세속적인 내용은 사라지고 순수한 불교의식에 사용되는 내용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보렴만을 떼어내어 무대에서 연행할 때 하얀 고깔과 장삼을 두른 의상을 착용하는 사례가 있으며, 〈회심곡〉과 같이 종교색이 짙게 느껴진다.
순한문으로 된 불가(佛家)의 사설만을 부르는데, “상래소수공덕해(上來所修功德海)”로 시작하는 중모리 부분은 불경 기원문에, “동방화류 남방화류 서방화류 북방화류”로 시작하는 중중모리(굿거리) 부분은 불경 사방찬(四方讚)에, “도량청정(道場淸淨) 무하예(無瑕穢)”로 시작하는 자진모리(자진굿거리) 부분은 불경 도량찬(道場讚)에, “아금지송(我今持誦) 묘진언(妙眞言)”부터는 불경 참회게(懺悔偈)에서 각각 나왔다. 보렴은 경서도소리에서 현재 부르지 않은 판염불 부분을 독립시켜 만든 악곡으로 보인다.
상래소수(上來所修) 공덕해(功德海)요 회향(回向) 삼처(三處) 실원만(悉圓滿)을 봉위(奉位) 주상전하(主上殿下) 수만세(壽萬歲)요, 왕비전하 수제년(壽齊年)을 세자전하 수천추(壽千秋)요 선왕선후(先王先后) 원왕생(願往生) 제궁(諸宮) 종실 각 안녕 문무백료(文武百僚) 진충량(盡忠良) 도내방백(道內方伯) 위익고(位益高) 성주합하(城主閤下) 증일품(增一品) 국태민안(國泰民安)에 법륜전(法輪轉)이라 나무천룡(南無天龍) 지신님네 동방화류 남방화류 서방화류 북방화류 오름이야 도름이야 천수천안(千手千眼)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 광대원만(廣大圓滿) 무애(無碍) 대비심(大悲心) 대다라니(大多羅尼) 무상심심 (無上甚深) 미묘법(微妙法) 백천만겁(百千萬劫) 난조우(難遭遇) 아금문견(我今聞見) 득수지(得受持) 원해(願解) 여래(如來) 진실의(眞實意) 법정(法淨) 진언(眞言) 옴바라니(唵婆羅尼) 옴 대다라니 계청계수(偈請稽首) 관음보살(觀音菩薩) 석가여래(釋迦如來) 문수보살(文殊菩薩) 지장보살(地藏菩薩) 옴바라니 옴바라요 옴바라니 옴바라요 앞도 당산(堂山) 뒤도 주산(主山) 좌우천룡(左右天龍) 수살맥이라 성황님네 나무천룡 지신님네 동에는 청제지신 나무천룡 남에는 적제지신 나무천룡 서에는 백제지신 나무천룡 북에는 흑제지신 나무천룡 중앙에는 황제지신 나무천룡 지신님네 아미(阿彌) 일쇄동방(一灑東方) 결도량(潔道場)이라 이쇄남방(二灑南方) 득청량(得淸凉)이라 나무 삼쇄서방(三灑西方) 구정토(俱淨土)로다 나무살방 사쇄북방(四灑北方) 영안강(永安康)이라 나무 천룡 지신님네 도량청정(道場淸淨) 무하예(無瑕穢) 삼보천룡(三寶天龍) 강차지(降此地) 아금지송(我今持誦) 묘진언(妙眞言) 원사자비(願賜慈悲) 밀가호(密加護) 아석소조(我昔所造) 제악업(諸惡業) 개유무시(皆由無始) 탐진치(貪瞋癡) 종신구의지소생(從身口意之所生)이라 나무아미타불
남도잡가의 첫 곡으로 불가어의 순수한 판염불 가사를 전라도 장단과 토리로 된 선율로 부르는 짜임새 있는 노래이다. 육자배기토리에 염불조의 특징인 레(Re) 종지형이 나타나므로, 음악적으로 육자배기토리라고 통칭하여 설명하기보다 특별한 음악적 특징을 가진 악곡으로 보아야 한다. 경서도 사당패 소리의 음악적 영향과 이에 기반한 재창작을 알 수 있는 노래이다.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김삼진(金三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