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장, 선율
악장은 태조가 여러 적을 평정한 위엄과 덕망을 총체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신정의 제1행 6정간부터 25행 5정간까지의 선율은 『세종실록』 소재 《정대업지무악》 〈탁령〉 12행 전체를 장3도 높인 것과 같다.
○ 음계, 박법, 장구점
세조실록악보 신정의 음계는 황(黃:C4)·협(夾:E♭4)·중(仲:F4)·임(林:G4)·무(無:B♭4)의 황종 계면조였다. 현재 편종ㆍ편경 선율은 『세조실록』 당시와 동일하게 전승되고 있으며, 피리ㆍ
대금ㆍ해금과 악장(樂章)의 경우 음계의 최저음 황종(黃:C4)을 모두 무역(㒇:B♭3)로, 일부 임종(林:G4)을 중려(仲:F4)로 내려 연주한다. 세 글자마다 박을 한 번 치며[三字一拍], 박 열둘이 한 곡을 이루었으나[十二拍一聲] 현재는 박 넷이 한 곡을 이루는[四拍一聲] 형식으로 변화되었다. 『세조실록』 소재 신정은 25행(장구점 기준 24행)으로 구성되어 있고, 장구점은 박을 기준으로 12행 단위로 하나의 패턴을 이루며, 두 종류의 패턴이 있다. 두 종류의 패턴으로 이루어진 24행을 주기로 1회 반복한다.
현행 종묘제례악의 장구점은 『세조실록』 악보의 장구점을 현행 리듬에 적용한 것인데, 국악전집 제18집 『종묘제례악』 〈신정〉 악보에는 『세조실록』 악보에 비해 장구점이 사라진 곳이 여덟 군데 나타난다.
○ 노랫말
개아적(愾我敵) 우리 적에게 화가 나서,
계호비(戒虎貔) 호랑이와 비휴처럼 징계하셨네.
고궐용(鼓厥勇) 그 용맹을 떨치심에,
약한비(若翰飛) 마치 나는 듯이 하셨다
동구천(動九天) 하늘을 움직이시니,
정우기(正又奇) 바르고 또 기이하다.
당부항(螗斧亢) 범아재비가 도끼에 항거하는 것처럼
선자미(旋自糜) 곧바로 절로 무너지도다
죽사파(竹斯破) 대나무를 쪼개듯이 하니,
숙아지(孰我支) 누가 나에게 버티랴
기정무(耆定武) 무공으로 평정하시니
신지위(神之爲) 신이 하는 일이로다.
출처: 이세필 편저, 윤호진 역주, 『역주악원고사』, 국립국악원, 2006.
○ 역사적 변천
세조 9년(1463)에 세종 때 연향용으로 창제된 《정대업지무악》 <탁령>의 선율 일부를 발췌하여 악조를 탁남려 계면조에서 황종 계면조로 장3도 높이고, 가사를 바꾸어 악곡명을 신정이라고 하고, 종묘제례악 《정대업》의 다섯 번째 곡으로 편입하여, 종묘제례의 아헌과 종헌에 헌가에서 연주하는 곡으로 삼았다. 『악장요람』(19세기 초)에 신정의 리듬은 1자 1음 형태로 변화되어 기보되어 있으나, 음의 높낮이에는 변화가 없다. 일제감점기에 악장 중 제1구 “愾我敵”을 “愾于敵”으로 바꾸었으나, 현재는 다시 본래의 가사로 부르고 있다.
이숙희(李淑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