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주가〉는 전문 음악인이 노래하고 그에 맞춰 악기가 반주하는 형태로 연주되었다. 19∼20세기 고악보 중에는 거문고ㆍ양금ㆍ생황 등의 악기가 연주했던 가사 반주선율이 기록되어 있다. 가사를 노래할 때에 현악기나 관악기로 반주된 사실을 보여주는데, 점차 현악기는 반주에 쓰이지 않고 피리ㆍ대금ㆍ해금ㆍ장구 위주의 반주로 바뀌었다. 대개 단잽이로 구성하며, 상황에 따라 악기의 수를 줄이기도 한다. 다른 가사와 마찬가지로 〈권주가〉도 요즘에는 대개 장구에 피리 또는 대금 관악기 하나로 반주한다. 반주 선율은 정형화된 선율 없이 노래 선율의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연주하는 방식인 수성(隨聲)가락으로 연주한다.
○ 역사 변천 과정 〈권주가〉의 변화과정은 노랫말과 음악에서 모두 나타난다. 〈권주가〉가 창작 초기부터 노래로 불렸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노랫말의 변화에 따른 음악의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노랫말은 『(육당본)청구영언』(1852년 추정)ㆍ『대동풍아(大東風雅)』(1908)ㆍ『협률대성(協律大成)』 등에 전하고 있어 그 변화를 살필 수 있다. 『대동풍아』에 전하는 것은 신가와 구가의 두 유형이 혼합된 상태 또는 구가에서 현행가로 사설이 변화되는 과도기적 형태를 보인다. 〈권주가〉의 선율은 19세기 고악보에 처음 등장한다. 거문고 악보인 『삼죽금보(三竹琴譜)』(1841)ㆍ『(기묘)금보(琴譜)』와 양금 악보인 『양금주책(洋琴註冊)』ㆍ『장금신보(張琴新譜)』ㆍ『아양금보(峨洋琴譜)』 등에 반주 선율이 전한다. 이 악보들을 통해 〈권주가〉가 거문고ㆍ양금 등의 악기로 반주되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거문고ㆍ양금 등 일부 악기의 선율만이 고악보에 전하지만, 장구와 관악기도 반주에 쓰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아양금보』는 현행 〈권주가〉와 다른 노랫말과 선율을 수록하고 있어, 『아양금보』 이후 노랫말의 길이와 선율이 달라진 새로운 〈권주가〉가 만들어져 현재에 이르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 노랫말 구가 〈권주가〉는 ‘잡우시오 잡우시오 이술한잔 잡우시오’로 시작하나, 현행은 ‘불로초로 술을 빚어 만년배에 가득 부어 비나이다 남산수를’로 시작한다. 현행 제1~4장의 노랫말은 『(육당본)청구영언』 이후 새로 만들어진 것이고, 제5~10장은 구가 〈권주가〉의 노랫말을 변형한 것이다.
| 장 | 노랫말 | 해설 |
| 1장 | 불로초(不老草)로 술을 빚어 만년배(萬年盃)에 가득 부어 비나이다. 남산수(南山壽)를 |
불로초로 술을 빚어 만년배에 가득 부어 비나이다. 남산같이 장수하기를 |
| 2장 | 약산동대(藥山東臺) 여즈러진 바희 꽃을 꺾어 주(籌)를 놓고 무궁무진(無窮無盡) 먹사이다. |
약산동대 바위에 어지럽게 핀 꽃을 꺾어 산가지로 놓으며 무궁무진 먹읍시다. |
3장 | 권군종일명정취(勸君終日酩酊醉)허자 주부도유령분상토(酒不到劉伶墳上土)니 아니 취(醉)코 무엇허리 |
그대에게 권하노니 종일토록 취하자 유령도 무덤에까지 술을 가지고 가지는 못했으니 아니 취하고 무엇하리 |
4장 | 백년을 가사인인수(可使人人壽)라도 우락(憂樂)을 중분미백년(中分未百年)을 살았을 때 잘 놉시다 |
백 년을 산다 한들 근심과 즐거움으로 나누면 백 년이 못되니 살았을 때 잘 놉시다. |
5장 | 명사십리(明沙十里) 해당화(海棠花)야 꽃 진다고 설워마라 명년삼월(明年三月) 봄이 되면 너는 다시 퓌려니와 가련(可憐)허다 우리인생(人生) |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이 진다고 서러워 마라 내년 삼월 봄이 되면 너는 다시 피려니와 가련하다 우리 인생 |
6장 | 오동추야(梧桐秋夜) 밝은 달에 임(任)생각이 새로워라 님도 나를 생각는지 나만 홀로 이러한지 님도 또한 이러헌지 |
오동잎 지는 가을밤 밝은 달에 임 생각이 새로워라 임도 나를 생각하는지 나만 홀로 이러한지 임도 또한 이러한지 |
7장 | 새벽 서리 찬바람에 울고 가는 기러기야 님의 소식(消息) 바랐더니 창망(蒼茫)헌 구름 밖에 빈소래 뿐이로다 |
새벽 서리 찬바람에 울고 가는 기러기야 임의 소식 바랐더니 아득한 구름 밖에 빈 소리 뿐이로다 |
8장 | 왕상(王祥)에 이어(鯉魚)잡고 맹종(孟宗)의 죽순(竹筍) 꺾어 감든 머리 희도록 노래자(老萊子)의 옷을 입고 양지성효(養志誠孝)를 증자(曾子) 같이 |
왕상의 잉어 잡고 맹종의 죽순 꺾어 검은 머리 희도록 노래자의 옷을 입고 효도를 다하기를 증자 같이 <하리라> |
9장 | 이 술 한 잔(盞) 잡우시요 이 술으란 반도(蟠桃)에 천일주(千日酒)니 쓰나 다나 잡우시면 만수무강(萬壽無疆) 허오리다 |
이 술 한잔 잡으시오 이 술은 신선들 잔치의 천주이니 스나 다나 잡으시면 만수무강하오리 |
10장 | 인간오복수위선(人間五福壽爲先)은 예로부터 이른 배라 비나이다 비는 바는 산하(山河)같이 수부귀(壽富貴)를 천년만년(千年萬年) 누리소서 |
인간 오복 중 장수가 으뜸인 것은 예로부터 이르던 바라 비나이다 비는 것은 산처럼 큰 강처럼 장수와 부유와 귀함을 천년만년 누리소서 |
※노랫말 출처: 이양교ㆍ황규남 공편, 『십이가사전』,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이양교 전습소, 1998.
김창곤(金昌坤),임미선(林美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