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산세의 빼어남을 찬양하고, 임금의 만수무강과 나라의 태평성대 기원을 노래한 판소리 단가.
“진국명산만장봉(鎭國名山萬丈峯)이요, 청천삭출금부용(靑天削出金芙蓉)이라.”라는 노랫말로 시작되는 판소리 단가이다. 노랫말은 은 한양의 지세를 찬양하며,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애국적인 부분, 그리고 풍류적인 인생을 노래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모리장단이며, 선율은 평조와 우조로 짜여 있다.
단가 진국명산은 송만재(宋晩載, 1788~1851)의 『관우희(觀優戲)』에 기록되어 있는 점을 미루어 볼 때, 비교적 이른 시기에 형성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단가는 역대 명창 중 송만갑(宋萬甲, 1865~1939)이 자신의 장기로 삼아 부른 단가로 전해진다.
진국명산 사설은 단가뿐 아니라, 가곡, 가사, 잡가, 민요 등 여러 장르에서 사용되고 있다. 가곡 중에는 남창 〈편수대엽〉에 진국명산 노랫말이 사용되는데, 가곡에 사용된 진국명산 노랫말은 1728년 편찬된 『청구영언』과 『병와가곡』, 1876년 편찬된 『가곡원류』 등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진국명산 노랫말은 300여 년 전에 지어진 매우 오래된 것으로, 가곡에 가장 먼저 사용되었으며, 이후 단가와 잡가, 민요 등 여러 장르에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단가 진국명산의 노랫말은 가곡 〈편삭대엽〉의 노랫말로 사용된 사설시조에서 차용되었다. 단가는 일반적으로 노랫말의 소재가 중국의 고사(故事)나 산수 지리에 기원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진국명산은 순수한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이 주목할 만하다.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한양의 지세를 찬양하는 부분이고, 두 번째는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부분, 세 번째는 풍류적인 인생을 노래하는 부분이다. 창자에 따라 세 번째 부분에서 ‘오간팔작(五間八作)으로 황학루(黃鶴樓)만큼 집을 짓고’ 뒷부분은 “유정한 친구 벗님과 좌우로 모두 다 늘어 앉어, 오음 육률을 찾어 보세”로 마무리되기도 한다.
진국명산(鎭國名山) 만장봉(萬丈峰)이요, 청천삭출(靑天削出) 금부용(金芙蓉)은 거벽(巨擘) 흘립(屹立)허여, 북주(北主)로 삼각이요, 기암(奇巖)은 두기(斗起), 남안(南案)의 잠뒤(蠶頭)라. 좌룡(左龍)은 낙산(落山) 우호인왕(右虎仁旺), 서색(瑞色)은 반공(蟠空) 응상궐(凝象闕)이요, 숙기(淑氣)는 종영출인걸(鍾英出人傑)이라. 미재(美哉)라, 동방 산하지고(山河之固)여,
성대태평 의관문물 만만세지금탕이라. 연풍코 국태민안커날 인유이(麟遊而) 봉무(鳳舞)하고, 면악등림(緬岳登臨)하야, 취포반환(醉飽盤桓)을 하오면서 감격군은(感激君恩) 하오리다. 남산 송백은 울울창창, 한강 유수는 호호양양(浩浩洋洋). 주상 전하는 차산(此山) 쉬이(水流)같이 산붕수갈(山崩水渴)토록 성수무강허사, 천천만만세를 태평으로만 누리소서. 우리도 일민(逸民)이 되어서 격양가를 부르리라.
부귀와 공명은 세상 사람에게 모두 다 전하고, 가다가 저물거든 기산대하처(奇山大河處)의 명당을 가리고 가려, 오간팔작(五間八作)으로 황학루(黃鶴樓)만큼 집을 짓고, 유정한 친구 벗님네들 좌우로 늘어 앉어, 일모(日暮)가 도궁(道窮)토록 거드렁 거리고 놀아.
송만갑 창 <진국명산>
정양ㆍ최동현ㆍ임명진, 『판소리 단가』, 민속원, 2003.
서정민(徐玎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