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위의 선율은 연향용으로 만든 『세종실록』 소재 《정대업지무악》 〈혁정〉과 동일하고, 악장은 《용비어천가》 제50장 〈아사장(我思章)〉 및 제22장 〈적제장(赤帝章)〉과 관련이 있다.
○ 악곡의 소속과 용도
선위는 종묘제례의 아헌례(亞獻禮)와 종헌례(終獻禮)에 헌가에서 연주하는 종묘제례악《정대업》의 네 번째 곡이다.
○ 제목, 악장, 선율
선위라는 악곡 명은 악장 중 ‘재선천위(載宣天威)’에서 따온 것이며, 악장의 내용은 태조의 무훈(武勳)과 관련된 것인데, 이 내용은 《용비어천가》 제50장 <아사장>과 관련 있다. 그리고 《용비어천가》 제22장 〈적제장(赤帝章)〉의 도조(度祖, ?~1342)의 꿈에 자손에게 큰 경사가 있으리라고 한 내용과도 관계있다. 이 내용은 《발상》 제3변 1편 〈영경(靈慶〉과도 일치한다. 선위의 선율은 48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종실록』 소재 《정대업지무악》 〈혁정〉의 제1행부터 제24행까지의 선율을 장3도 위로 올린 것과 동일하다.
○ 음계, 박법, 장단
『세조실록』 악보 선위의 음계는 황(黃:C4)·협(夾:E♭4)·중(仲:F4)·임(林:G4)·무(無:B♭4)의 황종 계면조였다. 현재 편종ㆍ편경 선율은『세조실록』 당시와 동일하게 전승되고 있으며, 피리ㆍ대금ㆍ해금과 악장(樂章)의 경우 음계의 최저음 황종(黃:C4)을 모두 무역(㒇:B♭3)로, 일부 임종(林:G4)을 중려(仲:F4)로 내려 연주한다. 네 글자마다 박을 한 번 치며[四字一拍], 박 열둘이 한 곡을 이루었으나[十二拍一聲] 현재는 박 여섯이 한 곡을 이루는[六拍一聲] 형식으로 변화되었다. 『세조실록』 소재 선위는 38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구점은 박을 기준으로 4행 단위로 하나의 패턴을 이루며, 12종류의 패턴이 있다. 12종류의 패턴으로 이루어진 48행이 한 싸이클을 이루고, 48행 1회를 주기적으로 반복한다.
현행 종묘제례악의 장구점은 『세조실록』 악보의 장구점을 현행 리듬에 적용한 것인데, 국악전집 제18집 『종묘제례악』 선위 악보에는 『세조실록』 악보에 비해 형태가 변화된 곳이 네 군데 보인다.
○ 노랫말
자려실어(咨麗失馭) 아! 고려가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아,
외모교치(外侮交熾) 외적의 침입이 번갈아 일어났네.
도이종서(島夷縱噬) 섬의 오랑캐가 함부로 깨물고,
납구자휴(納寇恣睢) 나하추의 도적이 멋대로 눈을 흘기네.
홍건포효(紅巾炰烋) 홍건적은 날뛰며 거들먹거리고,
원여비희(元餘奰屭) 원나라의 잔당은 성을 내네.
얼승발호(孽僧跋扈) 요망한 중은 함부로 설치고,
호괴육량(胡魁陸梁) 오랑캐의 두목은 이리저리 날뛰네.
오황성조(於皇聖祖) 아아! 위대한 태조[聖祖]께서는,
신무탄양(神武誕揚) 신령스러운 무공을 크게 날리셨네
재선천위(載宣天威) 이에 하늘의 위엄을 드러내셨으니,
혁혁당당(赫赫堂堂) 빛나고 빛나며 당당하도다.
출처: 이세필 편저, 윤호진 역주, 『역주악원고사』, 국립국악원, 2006.
○ 역사적 변천
세조 9년(1463)에 세종 때 연향용으로 창제된 《정대업지무악》 <혁정>을 탁남려 계면조에서 황종 계면조로 장3도 높이고, 가사를 바꾸어 악곡명을 선위라 하고, 종묘제례악 《정대업》의 네 번째 곡으로 편입하여 종묘제례의 아헌과 종헌에 헌가에서 연주하는 곡으로 삼았다. 『악장요람』(19세기 초)에 선위의 리듬은 1자 1음 형태로 변화되어 기보되어 있으나, 음의 높낮이에는 변화가 없다. 일제강점기에 악장 중 제2구 “外侮交熾”는 “百度張乖”로, 제3구 “島夷縱噬”를 “蒼赤泮渙”으로, 제4구 “納寇恣睢”는 “孰能一之”로, 제9구 “於皇聖祖”는 “明明我祖”로, 제11구 “載宣天威”는 “嘽嘽敦敦”으로 바뀌었다. 현재는 다시 본래의 가사로 바꾸어 부른다.
이숙희(李淑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