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만에 전승하던 멸치잡이 후리질의 작업을 동작과 노래로 재현한 민속놀이.
좌수영어방놀이는 풍어를 기원하는 〈용왕고사〉를 시작으로, 밧줄을 꼬는 〈내왕소리〉, 그물을 당기는 〈사리소리〉, 멸치를 퍼 담는 〈가래소리〉, 풍어를 기뻐하는 〈칭칭이소리〉의 과정을 노동요(후리소리)와 함께 연희로 보여준다. 1978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조선 시대 경상좌도수군절도사영(慶尙左道水軍節度使營)이 있었던 현재의 수영만 일대에서 행해진 멸치잡이 작업을 민속놀이화한 것이다. 이 놀이의 근간이 되는 '어방(魚坊)'은 1652년(효종 3)부터 1895년(고종 32)까지 좌수영에 주둔했던 수군(水軍)들과 인근 어민들의 공동작업체에서 유래한다. 당시 수군들은 부식을 해결하기 위해 어민들의 어로 작업에 참여하였고, 이는 점차 '어방'이라는 체계적인 군민(軍民) 협동의 조직으로 발달하였다. 어방의 작업 중 멸치잡이 후리질(주로 갓후리)은 40~50명의 대규모 인원이 필요했기에, 서로의 호흡과 속도를 맞추기 위한 노동요(후리소리)가 필수적이었다. 좌수영어방놀이는 바로 이 어방의 어로 작업과 노동요를 재현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멸치잡이 후리질은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게 되자, 1972년 수영고적민속보존회 이사장이었던 정대윤(鄭大允)의 주축으로 좌수영 어방의 멸치잡이 작업과 노동요를 놀이로 재현하였고, 1978년에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현재의 명칭으로 재현되고 있다.
○ 개요
바다 밑이 평탄하고 완만하여 갓후리(地引綱, 해안에서 그물을 당기는 방식)가 성행했던 수영만의 어로 문화를 배경으로 한다. 멸치잡이 후리질(갓후리)의 전 과정을 재현하고, 어로 작업의 고단함을 노래와 춤으로 승화하며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는 것을 주제로 한다.
○ 연행 시기와 장소
본래의 어로 작업은 음력 3월에서 7월 사이에 이루어졌다. 현재 민속놀이 연행은 정기 공연이나 축제 등에서 행해진다. 장소: 수영만 일대 (현 광안리 해수욕장) 주체: 어로장(물선주), 사공, 어부 등의 연행자 및 풍물패가 놀이를 주도한다.
○ 절차와 구성
놀이에 앞서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는 〈용왕고사〉를 먼저 올린 뒤, 총 네 과장의 놀이가 진행된다.
제1과장: 〈내왕소리〉 (밧줄 꼬기) 그물에 사용할 밧줄을 꼬는 과정을 재현한다. 연행자들이 둥글게 서거나 마주 보며 짚을 꼬아 밧줄을 만드는 동작을 노래(〈내왕소리〉)와 함께 연기한다.
제2과장: 〈사리소리〉 (그물 당기기) 멸치 떼를 발견하고 바다에 나간 배가 반원형으로 그물을 치면, 육지의 어부들이 그물을 당기는 '갓후리' 작업을 재현한다. 연행자들이 양편으로 나뉘어 벼릿줄을 어깨에 메고 그물을 당기는 동작을 춤사위로 표현하며 〈사리소리〉를 부른다.
제3과장: 〈가래소리〉 (멸치 퍼 담기) 육지로 끌어올린 그물 안의 멸치를 퍼 담는 과정을 재현한다. 연행자들은 가래(나무삽 모양의 도구)를 이용해 멸치를 퍼 담아 운반하는 동작을 〈가래소리〉에 맞추어 연기한다.
제4과장: 〈칭칭이소리〉 (뒤풀이) 멸치잡이를 성공적으로 마친 어부들이 풍어를 기뻐하며 벌이는 뒤풀이이다. 모든 연행자가 풍물패와 함께 어우러져 〈칭칭이소리〉를 부르며 춤을 춘다.

○ 악·가·무 특징
악기 편성은 꽹과리(2), 장구(3), 북(1), 징(1), 태평소(1) 등 풍물 악기로 구성된다. 놀이의 입장과 퇴장, 과장 이동 시에는 자진모리장단을, 각 과장의 본 놀이에서는 굿거리장단을 주로 연주한다. 노래는 놀이의 시작을 알리는 〈용왕고사〉와 어업 노동요인 〈내왕소리〉, 〈사리소리〉, 〈가래소리〉, 유희요인 〈칭칭이소리〉로 구성된다. 모든 곡은 메기고 받는 형식이며, 독창(상쇠 또는 선소리꾼)이 메기면 제창(어부들)이 받는다. 음악은 솔(sol)-라(la)-도(do)-레(re)-미(mi)의 5음 음계에 기반한 전형적인 메나리토리이다. 춤사위는 어로 작업의 노동 동작을 예술적으로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밧줄을 꼬는 동작, 그물을 당기는 동작, 가래로 멸치를 퍼 올리는 동작 등이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율동적으로 표현된다.
○ 복식·의물·무구
연행자들은 전통 어민의 복장(바지, 저고리, 머리띠 등)을 착용한다. 의물과 무구로는 멸치잡이 과정을 재현하기 위한 후릿그물, 밧줄(벼릿줄), 가래, 고사상 등을 사용하며, 반주를 위한 풍물 악기(꽹과리, 장구, 북, 징)와 태평소를 사용한다.
조선 시대 좌수영 수군은 수영만 일대에서 멸치잡이 후리질과 같은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는 어로작업을 도우며 부식을 해결하게 되면서, 수군과 어민의 협업을 조성하여 어방을 체계화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멸치잡이 후리질은 좌수영 어방에서 이루어진 어업의 하나로, 많은 인원이 그물을 잡아당기고 고기를 퍼 날라야 하는 고된 일로, 서로 일의 호흡과 속도를 맞출 수 있도록 메기고 받는 형식의 노동요가 불러져 왔다. 이는 지금은 사라진 수영만 멸치잡이의 전통과 노동요의 형태를 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김승찬ㆍ류종목ㆍ배도식ㆍ정정상박ㆍ최해군ㆍ태덕수, 『수영구의 민속과 문화』, 수영고적민속예술보존협회, 2005.
배도식, 『좌수영어방놀이』, 도서출판 피아, 2005.
서정매(徐貞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