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악기 조율을 위한 기준음.
2. 선법의 중심음이나 특정 음의 음고(音高, Key)를 이르는 말.
3. 높고 맑다는 의미의 청(淸)으로 거문고, 가야금, 양금에서 사용하는 구음(口音) 또는 줄 이름.
1. 시나위나 삼현육각 등 기악 합주를 할 때 조율하기 위한 기준음을 청이라 한다.
2. 민속음악을 연주할 때 선법의 중심음이 되는 음을 ‘청’이라 부른다. 절대적인 음고를 지칭할 때에는 피리나 대금의 운지와 연결하여 4관청, 5관청과 같이 말하며, 전조를 할 때는 본래의 청과 달라진 조의 청을 구별하기 위해 본청, 엇청과 같은 용어를 사용한다.
3. 거문고의 4현을 괘상청, 5현을 괘하청이라 부르며 괘상청, 괘하청, 무현의 3개 줄은 개방현을 연주하며 여기에서 연주되는 소리를 구음으로 표현할 때 ‘청’이라 부른다. 악곡 <양청도드리>의 ‘양청’은 거문고의 문현을 1장단에 두 번씩 연주하는 특징으로 인해 붙은 이름이다. 한편 산조가야금은 가장 낮은 첫 번째 줄의 구음을 ‘청’이라 부르고, 양금은 오른편의 가장 낮은 세 줄의 구음을 ‘청’이라 한다.
○ 개요
청의 개념 가운데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것은 기준음이나 중심음이며, 악기의 줄이름과 구음 등은 ‘높고 맑다’는 청의 의미를 기반으로 형성된 것이거나 중심음 개념에서 확장되거나 영향을 받은 용례로 볼 수 있다.
○ 유형별 특징
1. 관현악기로 합주할 때 실시하는 악기 조율을 ‘청을 맞춘다’고 표현하며 주로 대금이 6관을 모두 막고 불어 청을 대면 모든 악기가 이 음에 맞춰 조율을 한다. 이때 대금이 6관을 막고 평취로 내는 음은 임종(林鍾, B♭4)에 해당하는데 산조 대금은 이보다 약 단3도 정도 높다. 악기 편성에 편종이나 편경과 같은 유율타악기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는 타악기 연주로 기준음을 연주하여 여기에 모든 악기가 맞춘다.
2. 민간의 굿음악과 시나위 합주를 할 때에는 대금의 6관에 맞춰 조율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녀의 노래 음고(청)에 맞게 조율한다. 노래를 하는 도중에 무녀의 청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더라도 악사들이 변화된 청을 즉각적으로 반영하여 반주한다. 이처럼 다양한 청에 맞는 연주를 하기 위해 각각의 음고를 구분하는 명칭을 만들어 사용하는데 기본적으로는 피리나 대금의 지공을 기준으로 1관, 2관, 3관, 4관, 5관, 6관, 또는 꼭두가락, 두가락, 세가락, 네가락, 오가락, 육가락 등으로 이르고 음악적 특징을 기준으로 한림(할림)청, 중한림(중할림)청, 시나위청, 민요청, 바닥청, 팔팔조, 봉완사, 단오관, 꼭두청, 원빗청, 얼빗청, 네가락원청, 세가락원청, 굿거리청과 같은 별도의 명칭을 만들어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명칭은 지역마다 악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악사들은 대풍류 계열의 악곡별로 청을 달리 잡기도 하고 무당의 노래에 맞춘 경토리 선율의 연주에도 청을 맞춰 잡기도 한다. 경토리로 청을 잡을 때에는 '솔'이 연주되는 자리를 청으로 본다. 이에 비해 판소리와 산조의 계면조에서는 ‘미라도레-레도시라미’의 음계 가운데 ‘라’를 청으로 보고, 우조의 ‘솔라도레미’에서는 ‘도’, 평조의 ‘레미솔라도’에서는 ‘솔’을 청으로 잡는다. 하나의 대목에서 하나의 조만 사용하는 사례보다 여러 조를 옮겨 다니는 경우가 더 많으므로 처음 시작하였을 때의 ‘청’을 본청이라 부른다. 동일한 악조에서 4도 위나 5도 위, 또는 4도 아래나 5도 아래로 청을 옮기는 경우가 나타난다. 특히 계면조에서 4도 위의 청으로 옮길 때는, 본청의 ‘레’음이, 옮겨간 조의 ‘라’음 즉 청이 되는 방식이다. 이때 ‘레’음을 엇청이라 부르고 외갓집 목이라고도 한다. 외갓집에 가듯이 편안하고 쉽게 갈 수 있다는 뜻이다. 판소리는 음역대를 넓게 활용하므로 ‘청’의 옥타브 아래에 해당하는 음을 ‘하본청’, 옥타브 위에 해당하는 음을 ‘상본청’과 같이 구분하기도 한다. 또 시김새를 사용하는 음에 대해 ‘떠는 청’, ‘꺾는 청’과 같이 표현하기도 하며, 속소리를 속청, 높은 음고의 음들을 상청, 낮은 음들을 하청으로 두루 포괄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3. 산조의 경우에는 악기별로 표현하는 방법에 차이가 난다. 가야금은 음계상 '청'음을 연주하는 현의 이름을 '청' 대신 사용한다. 예를 들어 가야금산조의 우조는 제7현 '땅'줄을 청으로 잡고 평조는 제6현인 '징'줄을 평으로 잡는 경우가 많다. 거문고산조는 제5괘와 제8괘를 우조로 보아 기본청으로 활용한다고 본다. 피리산조는 몇 번째 지공에서 청이 형성되는지에 따라 6관계면, 3관경드름과 같이 구분하기도 한다.
한국음악은 다양한 선법을 사용하는 것도 특이하지만 전조를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점이 더욱 특징적이다. 화성이 없으므로 전조가 더욱 자유롭고 조를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다. 이러한 특징에 따라 ‘청’이라는 기준점이 매우 중요하게 자리잡았으며 이를 기점으로 다른 조로 옮겨가고 다시 되돌아오는 등의 전조 기법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었다. 또한 굿음악과 같이 즉흥성이 강하고 유동적인 음악에서는 무당이 청을 자유롭게 운용하고, 악사들이 이를 완벽하게 맞추어 반주하는 대단한 기량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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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정(金惠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