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흥보가》 중 한 대목으로, 흥보의 은혜를 입은 제비가 보은표 박씨를 입에 물고 중국의 남방에서부터 조선 땅 흥보 집까지 날아오는 여정을 묘사한 대목.
판소리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 대목은 흥보에게 은혜를 입은 제비가 강남에 갔다가 은혜를 갚을 보은표 박씨를 입에 물고 흥보 집을 찾아오는 여정을 나타낸 대목이다. 김창환의 더늠으로 남은 제비노정기가 오늘날 모든 창자가 유파를 불문하고 보편적으로 불리고 있다. 제비노정기 대목은 제비가 날아오는 모습이 느껴지도록 빠르고 경쾌한 중중모리장단과 늦은 중중모리장단에 씩씩하고 꿋꿋한 우조 성음으로 부른다.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 대목은 신재효(申在孝)의 『박타령』이 정리된 1875년 이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초창기 동편제 흥보가에도 제비노정기가 없었던 듯하다. 송만갑에게 배운 김정문의 《흥보가》와 송우룡에게 배운 이선유 《흥보가》에도 제대로 된 제비노정기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백운 무릅쓰고 흑운을 박차고” 등의 유사 어구가 발견될 뿐이다.1940년 출판된 정노식의 『조선창극사』에 <제비노정기>가 김창환의 더늠으로 소개되는데, 김창환은 구한말 나주 출신의 근대 5명창 중의 한 사람으로 대표적인 서편제 소리꾼으로 평가된다. 김창환은 판소리 명창 이날치의 서편제 법통을 전승하고 정창업에게 배웠으며 흥보가에 뛰어났고,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가 더늠이다.
제비노정기의 창작 시기는 확실하지 않으나, 1928년에 유성기음반에 김창환이 직접 녹음한 제비노정기 음반(Victor49060-AㆍB)이 있으며, 1935년과 1936년에 각각 장판개(長判介, 1885~1937)가 부른 음원(Okeh1891-B)과 이화중선이 부른 음원(Okeh1942-AㆍB)이 확인되는 바, 1930년을 전후한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 개요
《흥보가》 중 제비노정기 대목은 흥보가 다리를 고쳐준 제비가 강남에 갔다가 은혜를 갚을 보은표 박씨를 입에 물고 흥보 집을 찾아오는 대목이다. 중국의 남방에서 압록강을 건너 한양으로 내려오는 ‘북방노정기’와 한양에서 흥보집에 이르는 ‘남방노정기’ 사설과, 흥보가 다시 찾아온 제비에게 반가움을 표하는 장면으로 구성된다. 지금은 김창환의 더늠을 박록주가 배워 새로 다듬은 박록주제 <제비노정기>가 전승되고 있다. 김창환제 <제비노정기>는 우조로 되어 있었으나 박록주를 거쳐 전수된 <제비노정기>는 후대로 갈수록 계면화되는 경향이 있다.
○ 음악적 특징
제비가 흥보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보은표 박씨를 물고 날아오는 흥겹고 유쾌한 내용이므로 늦은자진모리장단 또는 중중모리장단에 씩씩하고 꿋꿋한 우조 성음으로 강하고 박진감 있게 표현된다. 같은 중중모리장단에 〈흥보 문전을 당도〉 부분부터는 속도가 느려지고 ‘미(mi)-솔(sol)-라(la)-도(do′)-레(re′)-미(mi′)’의 계면조 구성음에 솔(sol)이 활용된 선율로 구성되어 슬픈 감정이 약화된 평조와 계면조 선율로 되어 있다. 가야금병창 <제비노정기> 역시 자진모리장단과 중중모리장단으로 부르며 평조 또는 계면조 선율로 구성되어 다양한 선율적 특징을 보인다.
○ 역사적 변천 과정 및 현황
《흥보가》의 <제비노정기> 대목은 김창환제 외에 장판개의 《흥보가》에 현재 불리는 <제비노정기>와 약간은 비슷한 사설로 구성된 제비 노정이 존재했다. 19세기 후반 명창인 장판개는 박만순에게 배운 <제비노정기>를 송만갑 흥보가에 끼워 넣어 장판개 이후 공대일, 성운선, 김명환 등 일부 창자들이 불렀다고 한다. 후에 박봉술과 정광수가 장판개 <제비노정기>를 <놀보제비노정기>에 차용하게 되면서 원래 장판개의 <흥보제비노정기>가 현재 <놀보제비노정기>로 남게 된 것이다. 내용은 흥보가 살려 준 제비가 강남에 갔다가 보은표 박씨를 입에 물고 흥보를 찾아 날아오는 노정을 그린 <흥보 제비노정기>와 놀보에게 해를 입을 제비가 보수표 박씨를 물고 놀보 집으로 돌아오는 <놀보 제비노정기>이다. 두 <제비노정기>의 사설은 서로 상이하며 김창환의 <제비노정기>는 전체 악곡이 우조로 짜여진 반면 장판개의 <제비노정기>는 한 곡 안에서 단계면과 우조로의 변조가 교차적으로 사용된다.


판소리 제비노정기는 제비가 강남에 갔다 이듬해 봄, 선물을 안고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다시 흥보네 집으로 날아오는 여정을 묘사한 대목으로, 여러 지명과 풍경을 묘사한 사설을 경쾌하고 씩씩한 선율로 부르며 엇붙임을 활용하여 장단의 묘미를 살린 특징이 있다. 현재 전승되는 제비노정기는 김창환의 더늠으로 판소리와 가야금병창으로 활발하게 연행되는 판소리 눈대목 중 하나이다.
정수인(鄭琇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