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과 중성의 개념은 기본적인 12율 체계를 반음 높이 차이로 구분하여 주악의 시점과 24절기의 음양(陰陽)을 조화롭게 하려는 ‘수기용률법(隨氣用律法)’에 근거한 것이다. 북송 휘종 때에 위한진의 제안으로 정립된 정성의 12율 체계는 양의 절기(소한ㆍ입춘ㆍ경칩ㆍ청명ㆍ입하ㆍ망종ㆍ소서ㆍ입추ㆍ백로ㆍ한로ㆍ입동ㆍ대설)에 사용되었다. 이와 같은 대성악의 정성과 중성 체계는 대성아악의 수용과 함께 고려에도 소개되었다. 『고려사』 「악지」에 수록된 대성아악의 악기 물목에는 정성악기와 중성악기가 동일 수량으로 기록되었고, 고려에서 제정된 악장도 정성과 중성, 두 종류로 마련되었다. 한편, 음성의 상대 개념으로서의 정성 및 표준음역대를 가리키는 12율의 정성은 고대의 악론에서 유래한 것으로 조선전기 예악 정비 및 악률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뤄졌으며, 그 내용이 『악학궤범』에 전한다.
○ 개요
대성악의 정성은 중성보다 반음 낮은 음이다. 대체로 중성이 c라면 정성은 b이고, 중성이 c#일 때 정성은 c이다. 정성과 중성의 12율 체계는 아악 연주에 편성되는 악기 중 편종ㆍ편경ㆍ훈ㆍ지ㆍ적ㆍ소ㆍ생ㆍ우ㆍ화ㆍ금ㆍ슬의 악기군에 적용되었다. 훈과 지는 크기의 대소로, 생과 우는 황(篁) 두께로, 금과 슬은 현을 조이는 정도로 구분한 데 비해, 편종과 편경은 기본 음고에 차이를 두고 율의 구성을 달리하여 구분하였다. 정성의 편종과 편경에는 종과 경 각 열여섯 매를 달아, 12율로 조율된 중성에 비해 4청성을 더 갖추었다. 한편, 『예기』 「악기」 에는 인간의 정서와 반응하는 음의 성질을 간사하고 음란한 소리(奸声, 음성)에 대하여, 사람의 기운을 순하게 하여 감동시키고 조화로운 음악이 생겨나는 음으로 설명한 예를 찾을 수 있다. 또 12율 정성을 탁성과 청성과 대비하여 정성이라 하고, 조의 운용 및 악률의 기본으로 삼았다.
○ 역사적 변천
대성아악에 적용되었던 정정의 개념은 송에서는 “1118년(정화 8년)에 폐지되었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에서는 의종대에 이르러 더 이상 정성ㆍ중성의 구분이 적용되지 않았음이 확인된다.
현전하는 북송의 대성악 유물을 통해 정성과 중성 체계의 음고 차이를 확인할 수 있으나, 유물이 한정된 데다 제작 시기와 제작의 완성도, 측정 방법에 따른 음고 차이가 있어 이를 근거로 정성과 중성의 음고를 현대적 개념으로 수치화하여 특정하기는 어렵다.

한편, 표준음역대로의 12율 정성 개념 및 인간의 정서에 바르게 반응하는 소리로서의 정성, 반음에 대한 온음으로서의 정성 등은 조선전기 예악론 및악률 연구에 활용되었으며, 이 내용이 『악학궤범』 권1에 상세히 기술되어 전한다.
송혜진(宋惠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