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영산회상》을 완전 4도 낮추어 변조한 모음곡으로, 관현합주 편성으로 연주하는 여덟 곡 구성의 정악곡.
평조회상은 〈상령산〉이 《현악영산회상》보다 완전 4도 낮은 임종으로 시작하는 변조 《영산회상》으로, 〈하현도드리〉가 제외된 8곡 체제를 이룬다. 관악기ㆍ현악기ㆍ타악기가 모두 참여하는 관현합주 편성으로, 장단이 점차적으로 빨라지는 구조를 유지한다. 조ㆍ악기 편성ㆍ음향 면에서 《현악영산회상》ㆍ《삼현영산회상》과 구별되는 독자적 음악적 성격을 갖추었다.
○ 개요
《평조회상》은 《영산회상》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조, 악기 편성, 음향이 달라진 변조된 모음곡이다. 조선 후기 궁중 및 민간에서 연주되었으며, 오늘날 국립국악원 정악단, 각 대학 국악과 등에서 정악 교육 및 공연의 정형 레퍼토리로 활용된다. 특히 관악기ㆍ현악기ㆍ타악기가 모두 참여하는 대편성 합주로 웅장한 음향을 형성한다. 세악 편성으로 연주될 경우에는 ‘취태평지곡’이라 불린다.
○ 악곡 구성
《평조회상》은 〈상영산〉ㆍ〈중령산〉ㆍ〈세령산〉ㆍ〈가락덜이〉ㆍ〈삼현도드리〉ㆍ〈염불도드리〉ㆍ〈타령〉ㆍ〈군악〉의 8곡으로 구성된다. 《영산회상》과 달리 〈하현도드리〉가 포함되지 않는다.
일부 곡은 대금이나 피리 독주로 자주 연주된다.
현재 〈춘앵전〉의 반주 음악으로 《평조회상》 중 〈상령산〉, 〈중령산〉, 〈세령산〉, 〈염불도드리〉, 〈타령〉 등을 연주한다.
○ 음악적 특징
① 형식과 장단
《평조회상》 각 악곡은 3~5장의 구조로 이루어지며, 느림에서 빠름으로 이어지는 점증적 구조를 갖는다.
곡명 |
돌장 |
제1장 |
제2장 |
제3장 |
제4장 |
제5장 |
총 |
장단형 |
상령상 |
4장단 |
4장단 |
3장단 |
3장단 |
14장단 |
3분박 20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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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령산 |
4장단 |
4장단 |
3장단 |
3장단 |
4장단 |
18장단 |
3분박 20박 |
|
세령산 |
4장단 |
3장단 |
3장단 |
4장단 |
14장단 |
3분박 10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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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덜이 |
4장단 |
3장단 |
3장단 |
10장단 |
3소박 10박(돌장) |
|||
삼현 |
1장단 |
8장단 |
11장단 |
6장단 |
9장단 |
35장단 |
3분박 10박(돌장) |
|
하현 |
||||||||
염불 |
22장단 |
16장단 |
6장단 |
7장단 |
51장단 |
3소박 6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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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령 |
8장단 |
7장단 |
6장단 |
5장단 |
26장단 |
3분박 4박(또는 12박) |
||
군악 |
10장단 |
9장단 |
23장단 |
6장단 |
48장단 |
3분박 4박(또는 12박) |
||
② 장단
《평조회상》 중 〈상령산〉과 〈중령산〉은 20정간(20박)을 한 장단으로 하며, 6ㆍ4ㆍ4ㆍ6의 4대강 구조로 이루어진 매우 느린 장단형을 사용한다. 〈세령산〉과 〈가락덜이〉는 10정간(10박)을 한 장단으로 하며, 3ㆍ2ㆍ2ㆍ3의 4대강 구조로 이루어진다. 〈삼현도드리〉와 〈염불도드리〉는 6정간(6박)을 한 장단으로 하며, 2ㆍ1ㆍ1ㆍ2의 4대강 구조로 이루어진다. 〈타령〉과 〈군악〉은 12정간(12박)을 한 장단으로 하거나, 3정간(3분박)씩 4대강(4박) 구조로 이루어진다.
전곡 연주 시 약 45~55분이 소요된다.
〈상령산〉은 분당 약 30정간 정도의 매우 느린 속도, 〈중령산〉은 분당 약 30~33정간, 〈세령산〉은 분당 약 38~45정간, 〈가락덜이〉는 분당 약 40~45정간, 〈삼현도드리〉는 분당 약 55~60정간, 〈염불도드리〉는 분당 약 65~70정간, 〈타령〉은 분당 약 90~96정간, 〈군악〉은 분당 약 115~120정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연주된다.
다만 〈중령산〉의 제5장 제3각에서 18정간, 제4각에서 10정간으로 변화하여 다음 곡 〈세령산〉의 10정간으로 넘어가는 연결 기능을 한다.
③ 음계ㆍ악조
〈상령산〉에서 〈타령〉까지는 탁임종(㑣:B♭3)ㆍ남려(南:C4)ㆍ황종(黃:E♭4)ㆍ태주(太:F4)ㆍ중려(仲:A♭4)이 사용되며, 이러한 구성은 임종 계면조의 음계적 특징을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실제 연주에서는 악기 음역상 너무 낮은 음을 한 옥타브 위로 올려 연주하기도 한다.
〈군악〉의 제1~2장단은 탁임종(㑣:B♭3)ㆍ남려(南:C4)ㆍ황종(黃:E♭4)ㆍ태주(太:F4)ㆍ중려(仲:A♭4)의 5음이 사용되고, 제3장단부터 남려(南:C4)ㆍ황종(黃:E♭4)ㆍ태주(太:F4)ㆍ고선(姑:G4)ㆍ임종(林:B♭4)의 5음이 사용된다.
제3장의 제13~23장단은 고음역 질러내기 ‘권마성(勸馬聲)’ 구간이다. 권마성은 과거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의 말이나 가마가 지나갈 때 그 앞에서 하인들이 외치던 소리를 말한다. 〈군악〉의 권마성 부분에서는 피리가 높은 음을 질러 낸다. 임종(林:B♭4)에서 청황종(潢:E♭5)으로 질러서 다섯 장단에 걸쳐 지속하고 한 장단을 쉬는 사이 변형장단을 치며, 이어서 다시 세 장단에 걸쳐 청태주(汰:F5)와 청황종(潢:E♭5)을 번갈아 연주한 후 임종(林:B♭4)으로 마무리 짓는다.
④ 악기 편성
《평조회상》에서는 가야금ㆍ거문고ㆍ아쟁ㆍ해금ㆍ향피리ㆍ대금ㆍ소금ㆍ장구ㆍ좌고가 참여하는 비교적 큰 규모의 관현합주 형태를 갖추어 보다 웅장하고 장대한 음향을 구현한다. 《현악영산회상》의 세피리를 향피리로 바꾸고 가야금과 거문고의 수를 늘리며 해금은 원산을 중앙으로, 대금은 역취를 하며 장구는 복판을 쳐서 향피리와 음량을 맞춘다. 대금이나 피리 독주로 자주 연주된다.
《평조회상》을 《현악영산회상》과 같이 세악 편성으로 연주하는 경우 《취태평지곡》이라고 부른다.
○ 역사적 변천 및 현황
〈평조회상〉이 문헌에 최초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삼죽금보』(1841)의 〈평조영산회상(平調靈山會像)〉으로 첫 곡인 〈상령산〉에 해당하는데 여기에 “중령산 이하는 모두 제5괘로 연주한다(中靈山以下俱用第五棵)”라는 주석이 있어 이미 전체 악곡이 연주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협률대성(協律大成)』, 『현학금보(玄鶴琴譜)』, 『일사양금보(一蓑洋琴譜)』 등에 수록되며 전승이 이어졌다.
근ㆍ현대에 이르러 《평조회상》은 국립국악원 정악단, 각 대학 국악과의 교육ㆍ연주에서 핵심 레퍼토리로 확고히 자리하였다. 《평조회상》은 《현악영산회상》보다 연주 규모가 크고 음향이 웅장하여, 오늘날 감상음악 및 정재 반주 음악으로도 종종 사용된다.
평조회상은 한국 정악에서 보기 드문 관악기ㆍ현악기ㆍ타악기가 모두 참여하는 대규모 합주곡으로, 변조, 음역 확장, 장단 변화 등 정악 음악의 구조적 특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현악영산회상》과 비교할 때 변조, 편성, 음색의 차이를 통해 한국 기악음악의 다층적 전승 양상을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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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영(尹娥英),정경조(鄭慶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