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성악곡의 한 갈래인 가곡에 속하는 노래로, 우조와 계면조의 두 번째 곡.
이수대엽은 가곡의 원형인 〈삭대엽〉에서 분화된 노래이다. 우조와 계면조 두 가지 악조에서 두 번째로 부르기 때문에 <둘째치>라고도 하며, 가곡 한바탕 중에서 가장 느린 곡이므로 〈긴것〉이라고도 한다. 남창과 여창으로 각각 또는 함께 순서에 맞춰 독립곡으로 혹은 이어 부르기도 한다.
17세기 중엽, 가곡의 원형에 해당하는 <삭대엽(數大葉)>이 <삭대엽1>, <삭대엽2>, <삭대엽3>으로 분화하고 여러 노래가 파생되었는데, 이 중 <삭대엽2>가 현재의 이수대엽에 해당한다. 19세기에 이르면 삭대엽에 다양한 변주곡이 형성되었다. 이수대엽의 ‘수’는 의미상 ‘빠를 삭(數)’으로 읽는 것이 올바르나 현재는 ‘이수대엽’ 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창 이수대엽은 19세기 연행 문화의 발전과 더불어 성음, 장단의 변화를 미학으로 등장하여 정착된 악곡이다.
○ 역사 변천 과정
『금보』(증보고금보)에서 평조와 우조〈삭대엽〉으로부터 파생곡인 <삭대엽 우(又)>가 만들어졌고, 신성(申晟, 1623~1680)의 『신증금보』(1680)에서 <삭대엽1>, <삭대엽2>, <삭대엽3>으로 분화되었으며, 『한금신보』에서는 <삭대엽4>까지 늘어났다. 18세기 전반까지는 이렇게 파생된 가곡의 노래 중, ‘2, 제이, 2편, 또는 이엽(二葉), 둘째치’ 등의 서수(序數)로 이름하다가 19세기, 『유예지』, 『삼죽금보』를 즈음하여〈이수대엽〉이라는 현재 가곡의 이름과 같은 명칭이 생겨났다.
『삼죽금보』에 수록된 이수대엽에는 세로쓰기로 적은 거문고 선율의 오른쪽에 남창으로 추정되는 노랫말이 적혀 있고, 왼쪽에는 ‘여(女)’라고 표기하여 여창 노랫말이 실려 있다. 예를 들어 우조 이수대엽은 남창이 “강호에”, ‘여’는 “간밤에”이다.
『현학금보(玄鶴琴譜)』(1852)에는 이수대엽이 남창과 여창으로 각각 명시되어 교대로 수록되었다. 『현금오음통론』(1886)에는 이수대엽과 현재 여창가곡으로만 부르는 〈환계락〉이 실려 있다.
가집(歌集)에도 남창가곡과 여창가곡이 구분되어 나타나는데, 『가곡원류』(1872)에는 여창 우조 이수대엽과 계면 이수대엽의 노랫말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우조 이수대엽 곡명 아랫부분에 “여창은 초수대엽과 삼수대엽이 없다(女唱無初數大葉三數大葉)”는 기록이 있어, 현행 여창가곡의 연행 양상과 같음을 알 수 있다.
이수대엽을 포함하여 현재 전승되고 있는 여창가곡은 대부분 하규일(河圭一, 1867~1937)의 소리를 이어받은 것이다. 이수대엽의 악곡으로는 우조에 일곱 곡, 계면조에 여섯 곡이 있다. 현재의 남창가곡은 하규일을 통해 전승되었으며, 이수대엽 악곡으로는 우조에 “강호에”, “가마귀”, “주공도” 등 다섯 곡, 계면조에 “잘새는”, “청산은”, “전원에” 등 세 곡이 있다.
○ 연행 순서
가곡의 연행 순서는 역사적 등장과 무관하지 않으며, 19세기 중반부터 남창과 여창을 교대로 부르기 시작하였다. 남녀창 스물일곱 곡을 연창할 때, 이수대엽은 여창으로만 부르는데, 여창 우조 이수대엽은 남창 우조 <초수대엽>과 남창 우조 <중거>의 사이에 두 번째로 불리며, 여창 계면조 이수대엽은 남창 계면조 <초수대엽>과 남창계면조 <중거>의 사이에 두 번째로 불린다.
남창가곡을 이어 부를 때, 우조 이수대엽은 우조 〈초수대엽〉에 이어 두 번째 곡으로 부르고 그 다음 우조 〈중거〉로 이어진다. 계면조 이수대엽은 계면조 〈초수대엽〉에 이어 열 번째 곡으로 부르고 그 다음은 계면조 〈중거〉이다.
여창가곡 열다섯 곡을 이어 부를 때, 우조 이수대엽은 전주곡인 우조 〈다스름〉에 이어 첫 번째 곡으로 부르고 그 다음은 우조〈중거〉로 이어진다. 계면조 〈이수대엽〉은 중간 전주곡인 〈계면다스름〉에 이어 여섯 번째로 부르고 그 다음은 계면조 〈중거〉이다.
즉, 남녀창 가곡에서 이수대엽은 남창 〈초수대엽〉의 대여음 이후에 부르고, 여창만 부를 때 우조와 계면조 이수대엽은 대여음 없이 각각 〈우조다스름〉과 〈계면다스름〉에 이어 곧바로 노래를 시작한다.
○ 음악적 특징
우조 이수대엽의 음계는 황종(黃:E♭4), 태주(太:F4), 중려(仲:A♭4), 임종(林:B♭4), 남려(南:C5)의 5음 음계 황종 평조이고, 계면조 이수대엽은 황종(黃:E♭4), 중려(仲:A♭4), 임종(林:B♭4)의 3음이 골격을 이룬다.
장단은 가곡 기본장단인 16박 장단이며, 빠르기는 1분당 약 20박으로 가곡 중 가장 느리다. 『가곡원류』의 「가지풍도형용(歌之風度形容)」에서 〈이수대엽〉의 곡태(曲態)를 “(공자의) 행단설법, 비는 순하고 바람은 조화롭다(杏壇說法, 雨順風調)”라고 하였다.
○ 창법과 반주
이수대엽은 가곡 한바탕 중에서 가장 느린 곡으로서, 느짓한 속도에 가사가 붙는 양상은 전형적인 ‘어단성장(語短聲長)’의 곡태를 보여 준다. 요성을 많이 쓰면서 가늘고 섬세한 속소리를 사용하는 여창 특유의 창법이 잘 나타난다.
노래는 대개 거문고, 가야금, 세피리, 대금, 해금, 양금, 단소, 장구 등 관현악 편성의 악기를 단잡이로 구성하여 반주를 수반한다.

전체 5장으로 구성되며, 전주(前奏)인 대여음(大餘音)에 이어 초장, 2장, 3장을 부르고, 짧은 간주(間奏)인 중여음(中餘音)에 이어 4장과 5장을 마저 부른다. 대여음은 본래 노래가 다 끝난 뒤 연주하는 후주(後奏)였으나, 오늘날 가곡에서는 전주로 연주된다.
남창 이수대엽
⋅우조 이수대엽 “강호에”
(초장) 강호(江湖)에 기약(期約)을 두고
(2장) 십 년(十年)을 분주(奔走)하니
(3장) 그 모른 백구(白鷗)는 더디 온다 허려니와
(4장) 성은(聖恩)이
(5장) 지중(至重)허시니 갚고 갈려 하노라.
⋅계면조 이수대엽 “잘새는”
(초장) 잘새는 날아들고
(2장) 새 달이 돋아 온다
(3장) 외나무 다리로 홀로 가는 저 선사(禪師)야
(4장) 네 절이
(5장) 얼마나 허관대 원종성(遠鐘聲)이 들리느니.
여창 이수대엽
⋅우조 이수대엽 “버들은”
(초장) 버들은 실이 되고
(2장) 꾀꼬리는 북이 되어
(3장) 구십 삼춘(九十三春)에 짜내느니 나의 시름
(4장) 누구서
(5장)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勝花時)라 하든고.
⋅계면 이수대엽 “언약이”
(초장) 언약(言約)이 늦어 가니
(2장) 정매화(庭梅花)도 다 지거다
(3장) 아침에 우든 까지 유신(有信)타 하랴마는
(4장) 그러나
(5장) 경중 아미(鏡中蛾眉)를 다스려 볼가 하노라.
가곡: 국가무형유산(1969)
가곡(남창): 인천광역시 무형유산(1995)
가곡: 경상북도 무형유산(2003)
가곡: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2013)
가곡: 대구광역시 무형유산(2023)
가곡: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2010)
『가곡원류(歌曲源流)』
『신증금보(新證琴譜』
『유예지(遊藝志)』
『증보고금보(增補古琴譜)』
『한금신보(韓琴新譜)』
『현학금보(玄鶴琴譜)』
『현금오음통론(玄琴五音統論)』
김진향, 『선가 하규일선생 약전』, 민속원, 1993.
장사훈, 『국악사론』, 대광문화사, 1983.
김영운, 『가곡연창형식의 역사적 전개양상』, 민속원, 2005.
신경숙, 『조선후기 시가사와 가곡연행』,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원, 2011.
조순자, 『가집에 담아낸 노래와 사람들』, 보고사, 2006.
장희선(張希先),한영숙(韓英淑)